[사설] 여객기 참사 원인 신속·명확한 규명에 총력 쏟아라
이해하기 힘든 의문점 너무 많아
유족 아픔 달래고 재발 방지해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비행기 꼬리 부분에 있던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의 탑승자가 전원 사망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12·3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대형 참사에 유족은 물론 온 국민이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 사고 발생 직후 국민은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이번 참사는 전문가가 보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만큼 정부는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는 조류 충돌, 콘크리트 둔덕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무안공항은 인근에 논과 습지가 많아 항공기가 비행 중 새와 충돌해 기체 손상이나 엔진 고장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있다. 해외 항공 전문가들은 사고 여객기가 착륙 이후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해 사고를 키웠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참사 원인 중 하나로 둔덕을 지목한 것이다. 통상 둔덕은 항공기 착륙을 돕기 위한 것으로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만든다. 하지만 무안공항은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흙벽을 쌓아 오히려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이번 참사가 조류 충돌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인재일 가능성도 따져야 한다. 제주항공의 동일 기종 여객기가 30일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출발했다가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으로 회항한 사건도 심상치 않다. 사고 여객기가 지난 27일 탑승 중 시동 꺼짐 현상이 있었다는 증언도 있어 조류 충돌이 랜딩기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기체 정비에 결함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등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랜딩기어 미작동 원인으로 조류 충돌이 지목되지만, 수동 작동조차 안 된 이유는 좀처럼 설명되지 않는다. 비상사태를 관제탑에 알린 조종사가 왜 역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는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기계적 결함이나 자연 조건 등 다양한 요소가 얽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철저하고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 슬픔에 처한 유족을 달래기 위해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신속히 파악하는 것도 요구된다. 이를 위해 사고 수습과 조사 과정에서 유족과 소통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만 의문이 남지 않게 된다. 사고의 책임 소재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항공사, 공항 운영자, 정부 등 각 주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명확히 밝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항공 여행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안전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