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놈만 되는' 백화점…1조클럽 12개 점포 거래액이 절반 이상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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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조 점포 중 지방 점포는 3곳
고물가 등 소비 위축에 양극화 뚜렷

백화점 점포 매출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1조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점포 중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지방 점포 중 가장 높은 3위를 기록했다. 부산일보DB 백화점 점포 매출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1조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점포 중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지방 점포 중 가장 높은 3위를 기록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백화점 업계 성장률이 1% 미만으로 정체된 가운데 점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5대 백화점 68개 점포의 전체 거래액은 39조 8002억 원으로 전년(39조 4281억 원)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가 지난해 거래액이 13조 8325억 원(34.8%)으로 1위를 지켰고 신세계 12조 6252억 원(31.7%), 현대 9조4천493억원(23.7%)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갤러리아와 AK가 각각 2조 7991억 원(7.0%), 1조 941억 원(2.7%)으로 4∼5위였다.

점포별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졌다. 수도권과 광역시급 대형 점포만 성장했고, 지방 점포는 대부분 급격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거래액 1조 원을 달성한 점포 수를 보면 신세계와 현대가 각 4개 점, 롯데 3개 점, 갤러리아 1개 점 등 12개였다. 신세계 센텀시티와 대구점, 롯데 부산본점 등 3개를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에 있는 점포들이다. 1위는 신세계 강남점이 차지했다.

이들 12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56개 점포의 거래액은 2023년 19조 3352억 원에서 지난해 18조 7066억 원으로 3.3% 감소했다. 56개 점포의 80%가 넘는 45개가 역성장했다. 대부분 지방의 중소도시에 있는 점포들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수도권-지방 점포 간 양극화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수도권보다 소비력이 떨어지는 광역시와 중소도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뛰어난 한 개의 백화점만 생존하는 ‘일극 점포 체제’가 굳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입점사들의 매출 상위 점포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이는 다시 상위 점포의 매출 집중도를 높이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졌다"며 "업체를 불문하고 지방 점포의 매각, 폐업, 업종전환 등 구조조정 시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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