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골프채 세트 받고 수차례 사건 조회해 준 부장판사… 무죄, 무죄, 무죄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이미지투데이 제공
1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업가로부터 '짝퉁' 골프채를 받은 현직 부장판사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대법원 3부는 알선뇌물수수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56)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짝퉁 골프채를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기소된 마트 유통업자 B(56) 씨 등 2명도 무죄가 확정됐다.
A 부장판사는 2010년 고향 친구 소개로 알게 돼 알고 지낸 B 씨로부터 2019년 2월 52만 원 상당의 짝퉁 골프채 세트와 26만 원짜리 과일 상자 등 총 78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B 씨로부터 "사기 사건 재판에서 선고 날 법정 구속이 될지 알아봐 달라"는 등의 부탁을 받고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수차례에 걸쳐 법원 사건 검색시스템에 접속해 B 씨 사건을 조회·검색한 혐의도 받았다.
다만 2018년 9월 A 부장판사로부터 '걱정말고 법정에 갔다 오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B 씨는 법정에 출석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초 A 부장판사가 받은 골프채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명품 브랜드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감정 결과 '가짜' 판정을 받았다.
1심은 "A 부장판사가 청탁을 받은 것으로 의심이 드는 사실은 인정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B 씨가 알선 명목으로 골프채를 줬다거나 A 부장판사가 알선 대가라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골프채를 받은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 부장판사가 B씨와 10년 넘게 친분을 유지해온 점과 그가 B씨 사건 담당 판사들에게 연락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B 씨의 부탁을 받고 사건 검색시스템에 접속한 혐의에 대해서도 "이 시스템에 사적 목적의 검색 자체를 금지하는 규정이나 법령상 제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외부인이 검색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제공되는 정보량에도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 검찰은 형사절차전자화법 위반을 혐의에 추가했으나, 재판부는 "형사사법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권한 없이 다른 기관 또는 다른 사람이 관리하는 형사사법 정보를 열람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봤다.
또 2015년 이뤄진 사건 조회·검색 부분에 대해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판결을 내리고, 검찰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2021년 6월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A 부장판사에게 감봉 3개월과 징계부가금 100여만 원 처분을 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