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글로벌허브도시 부산 미래, 창의적 지역 인재 양성에 달렸다
3주제 : 지역 대학 미래와 역할
총장들 ‘부산형 인재 요람화’ 강조
“부산 문제 해결 역량 집중 교육”
“해외 유학생 유치 중요” 한목소리
시·대학 공동 시스템 구축 시급
‘수도권 집중 타파’ 대학 역할 중요
“지역 발전은 지역 대학이 이끈다”
대학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학생 수 감소 등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지역 학생들의 서울·수도권으로의 유출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대학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대·동아대·동서대 총장들은 각 대학이 기존의 역할에서 변화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들은 ‘글로벌 허브도시’를 꿈꾸는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는 발전을 이끌 인재들이 모인 대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동아대 이해우 총장은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AI 발전에 따른 ‘대학 무용론’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 총장은 “AI가 발전하고 있지만, 사회의 가치와 질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지식인 양성기관으로서의 대학 역할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장은 “AI가 발전과 함께, 대학이 가진 순기능을 더욱 강화해 전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야말로 대학이 미래에 맡아야 할 기능이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최재원 총장은 AI 시대에 맞춰 대학교육 방식과 역할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최 총장은 “AI는 수단이며, 수단은 잘 사용해야 한다”고 정의했다. 최 총장은 “AI가 발전함에 따라 지금 우리가 지역에서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곧 세계적인 문제”라며 “창의력, 상상력, 인성을 바탕으로 지역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고, 길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은 AI를 잘 활용하는 법을 학생들에게 잘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총장은 “AI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업무 효율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인간이 AI를 활용해 더욱 창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 총장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따뜻한 인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대학 교육이 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세 총장은 대학에 진학할 학생 수가 점차 줄고 있는 현상에 대해 많은 고민을 드러냈다. 세 총장은 학령 인구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외 유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한편, 해외 유학생들이 부산의 매력을 느끼고, 부산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해외 유학생 유치는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만드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 총장은 “해외 유학생 유치가 중요한 것은 대학의 존폐 위기뿐만 아니라 산업 생산 인력의 감소와도 직결돼 있다”고 진단했다. 최 총장은 “기업을 운영하는 고용주 입장에서 바라볼 때, 해외 유학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려면 우리 지역에서 집중하는 업종에 특화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는 외국인 유학생의 창업과 취업에 방점을 둔 외국인 유학생 전용 교육과정인 ‘글로벌자유전공학부’를 올해 3월부터 운영한다.
이 총장은 “동아대 유학생은 2020년 8월 당시 800명에서 지난해 2000명을 넘어섰다”며 “이제 유학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학교 존립이 달린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 총장은 “베트남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한국 기업 대표자와 만나 좋은 인재를 길러 보내겠다고 설명하는 등 유학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부산시와 부산 지역 대학이 함께 나서 부산의 매력을 알리고 공동으로 유학생을 유치하는 시스템 구축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총장은 동서대가 아시아 50여 개 대학과 추진 중인 아시아연합대학(AAU)을 소개하며 유학생 유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 총장은 “이젠 단순히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우수한, 그리고 부산에 정착하려는 유학생을 데려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총장은 “동아대와 함께 개발한 온라인 교육과정을 활용해 아시아 각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부산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우수한 일자리를 얻도록 하는 노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장들은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부산의 매력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총장은 “글로벌 허브도시로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오게 하려면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며, 인프라가 있어야 사람도, 기업도 온다”고 설명했다. 장 총장은 “부산이 관광산업을 육성하려면 ‘왜 부산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낮은가’부터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며 “전문가 집단이 지혜를 도출하고, 해외 관광객, 기업 운영자들에게 필요한 인프라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부산의 매력을 ‘개방적인 도시’ ‘유라시아 대륙의 출발점인 해양도시’로 규정했다. 최 총장은 “허브가 된다는 것은 언어·문화·산업 등에서 국제표준의 중심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 기업 10개 중 7개가 부산·경남에서 생겨난 역동성을 잘 발굴해 해외 관광객들에게 감동과 매력을 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총장은 “부산은 무엇보다 신공항과 항만, 철도를 갖춘 도시인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물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뛰어난 물류 시스템을 십분 활용해 진정한 글로벌 허브도시로 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세 총장은 수도권 일극화 현상을 타파하고 부산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장 총장은 “인구가 줄고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방안은 국제화와 ‘초국경 전략’밖에 없다”며 “부산에 다양한 외국인들이 정착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 총장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부산은 이제 국내, 지역에만 머물지 말고 일본 규슈와 중국 상하이 등과 다양한 분야에서 연계해 국제도시로 도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부산시와 지역 대학의 역할은 바로 지역 청년들이 살아온 곳을 떠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좋은 기업들이 부산에 몰려들 수 있도록 부산시와 지역 대학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총장은 “국가 발전은 지역 발전이 전제돼야 하고, 지역을 발전시킬 인재는 대학에 모여 있다”며 “부산시와 대학들이 ‘지역 발전은 지역 대학이 이끈다’는 인식을 공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