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최대 학원가 낀 문수로, 도시철도 도입 땐 과포화 내몰린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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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도시철도 용역 최종 분석
문수로 교통혼잡도 크게 상승
차로 수 줄고 학원 차 몰릴 듯
공업탑로터리도 지·정체 가중
평면교차로 전환…공업탑 이전

울산 학원가와 법조타운을 관통하는 문수로. 이 도로는 트램이 운영되면 퇴근시간대 교통 혼잡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권승혁 기자 울산 학원가와 법조타운을 관통하는 문수로. 이 도로는 트램이 운영되면 퇴근시간대 교통 혼잡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권승혁 기자
울산 도시철도 1호선 도입 시 오후 6~7시 교통혼잡도(V/C). V/C가 0.75 이상이면 혼잡, 1 이상이면 포화 상태로 본다. 주요 간선도로 차로가 줄어들면서 특히 문수로 구간 교통혼잡도가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시 제공 울산 도시철도 1호선 도입 시 오후 6~7시 교통혼잡도(V/C). V/C가 0.75 이상이면 혼잡, 1 이상이면 포화 상태로 본다. 주요 간선도로 차로가 줄어들면서 특히 문수로 구간 교통혼잡도가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시 제공

울산에 도시철도(트램)를 도입하면 지역 최대 학원가를 관통하는 문수로가 심각한 체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교통요충지인 공업탑로터리 또한 평면교차로로 바꾸더라도 정체 현상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 체증을 해소하려고 도입하는 도시철도가 되레 체증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아 면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하철이 없는 울산은 총예산 3499억 원을 들여 2028년까지 동해선 태화강역에서 공업탑로터리(삼산로)와 무거삼거리(문수로)를 거쳐 신복교차로(대학로)까지 10.850km 구간의 차로 한 가운데에 수소전기 트램을 설치한다. 2029년 개통이 목표다.

30일 울산시에서 확보한 ‘도시철도 1호선 건설 대비 사전 교통체계 효율화방안 수립 용역’ 최종 보고 자료에 따르면 트램 운영 시 오후 첨두시간(이용객이 가장 많은 오후 6~7시) 교통혼잡도(V/C)가 문수로에서 유독 크게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수로의 V/C 최대치는 기존 0.88에서 트램 운영 시 1.17까지 치솟았다. 도로 수용능력 대비 교통량을 뜻하는 V/C는 기준 0.75 이상이면 혼잡, 1 이상은 포화로 본다. 문수로가 트램 도입 시 퇴근시간대 교통량을 감당하지 못해 극심한 정체를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의 유흥가를 지나는 삼산로도 V/C 최대치가 기존 0.77에서 트램을 운영할 경우 0.99까지 오르는 것으로 도출됐다.

트램이 가로 구간의 기존 1~2차로 차지하면서 주요 간선도로의 도로 폭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삼산로는 현재 왕복 8∼9차로에서 6∼7차로로, 문수로와 대학로는 왕복 7차로에서 5∼6차로로 감소한다. 문수로의 경우 공업탑로터리→대공원정문입구→법조타운삼거리→옥현사거리까지 트램 운영 시 V/C 최대치가 1을 넘겨 소통이 열악한 상태로 나왔다.

특히 문수로는 울산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옥동 학원가를 양편에 끼고 있다. 매일 저녁시간대 학원 차량이 문수로 양쪽 가장자리 차로를 줄지어 점령하면서 도로 지·정체나 안전사고 우려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트램 운영으로 차로가 줄고 여기에 학원차량까지 몰려들면 교통 혼잡을 더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트램 운영 시 2차로로 줄어드는 대공원정문입구→법조타운삼거리는 학원차량이 몰리는 저녁시간대 사실상 가용차로가 1차로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 옥동에서 운영하는 학원과 교습소는 412곳에 달한다.


울산 도시철도가 도입되면 상습 정체 구간인 남구 공업탑로터리의 교통혼잡이 가중될 것이라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공업탑로터리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 도시철도가 도입되면 상습 정체 구간인 남구 공업탑로터리의 교통혼잡이 가중될 것이라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공업탑로터리 전경. 울산시 제공

상습 정체 구간인 공업탑로터리의 퇴근시간대(오후 6~7시) 차량 지체도 역시 트램 도입 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업탑로터리의 기존 차량지체도는 대당 159.9초로 트램 운영 시 232.2초로 늘었다. 대신 로터리 중앙에 있는 공업탑을 이전하고 평면교차로로 바꾸면 대당 차량지체도가 169.9초로 추산됐다. 트램 건설 후 평면교차로로 전환하더라도 지금보다는 10초 정도 더 지체된다는 얘기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중간보고회 분석치(부산일보 지난해 12월 3일 자 11면 보도)인 173.8초보다 3.9초 줄어든 것이다. 트램이 분담하는 교통량을 추가 반영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공업탑로터리의 출퇴근시간대 통행 차량은 시간당 평균 6300~6500대에 달하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이곳에서 난 교통사고는 152건으로 한 해 평균 50건을 넘는다. 시는 트램 운행에 대비한 교통량 해소와 사고 방지 차원에서 공업탑로터리를 평면교차로로 전환하기로 하고 산업수도 상징물인 공업탑 이전 장소 등을 물색하고 있다. 후보지로는 태화강역 광장, 울산대공원, 울산박물관 등이 거론된다. 시 관계자는 “트램 운영 시 문수로에서 혼잡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양한 교통량 분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공업탑 이전도 시설물 상태나 이전지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 그 방법이나 시기 등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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