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구치소서 '접견정치' 나서…與인사들 줄이어 면회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대통령실 참모들 이어 권영세·권성동 3일 접견
尹, 접견인사 '창구'삼아 지속적 메시지 발산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앞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앞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들을 비롯해 여당 인사들과 적극적으로 만나면서 본격적인 ‘접견 정치’에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체포·구속된 이후 보수 지지층이 서서히 결집하면서 탄핵 반대 여론이 커지자 이를 법적·정치적 방어막으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 참모들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이 국정의 중심인 만큼 의기소침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설 연휴 중 의료 체계는 잘 작동됐느냐, 나이 많이 잡수신 분들이 불편을 겪지는 않으셨느냐”면서 국정을 간접적으로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잘 지내고 있다”면서 침통한 분위기의 참모진을 오히려 다독였다고 한다.

오전 10시부터 30여분간 진행된 접견에는 정 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강의구 부속실장 등이 참석했다. 정 비서실장은 이날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전한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밖에 있을 때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변호사를 제외한 일반 접견은 대통령실 참모들이 처음이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의 일반인 접견 금지 조치를 해제했으나, 설 연휴 기간에는 일반 접견이 제한됐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여권 관계자 등 일반 접견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대통령 일반 접견은 1일 1회만 가능해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도 3일 윤 대통령을 접견한다. 윤 대통령 수감 이후 당 지도부가 면회를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원내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내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접견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권 비대위원장도 ‘대학 시절과 이후 검사 생활을 통해 개인적인 인연이 깊으니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해 공교롭게 같이 가게 된 것이지 지도부 차원에서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 현안이나 수사, 재판과 관련해 논의하러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차원에서 가는 것”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정치 이전에 인간 대 인간의 관계가 중요하다”며 “친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을 때 가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날 면회에는 나경원 의원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윤석열 정부의 전직 장관·참모진, 여당 의원들도 접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윤 대통령 접견에 나서고 있는 것은 보수 진영의 지지율 상승과도 맞닿아있다.

비상계엄 사태로 수세에 몰렸던 여권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층 결집이 뚜렷해지자 윤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를 좁히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도 이같은 분위기를 활용해 앞으로도 접견 인사들을 창구 삼아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