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서 수강료 받고 잠적… 경찰, 필라테스 센터 수사 나서
부산진구 개금동 필라테스 센터
수강료 받고 약 한 달간 문 닫아
회원 수십 명 고소 등 피해 접수
최소 피해 금액 수천만 원 예상
부산 한 필라테스 센터 대표가 최소 수천만 원대 수강료를 받은 뒤 약 한 달간 문을 닫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휴강을 재차 공지한 후 센터 문을 열지 않자 회원 수십 명이 경찰에 고소하는 등 피해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강사 월급이 밀렸다는 증언이 나오고, 휴강 공지글마저 삭제되면서 회원들 불안함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부산진경찰서는 부산진구 개금동 A필라테스 대표 B 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B 씨는 올해 수강료를 미리 받은 상태에서 지난달 6일부터 센터 문을 닫은 채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A센터 회원 약 50명이 고소 등 피해 접수를 했다”며 “회원은 100명이 넘을 수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A센터는 지난달 3일 회원들에게 ‘대표님께서 6~10일 전체 수업을 휴강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당시 ‘새로 들어오기로 한 지점장님 내부 사정과 교육 때문에 센터를 휴관하기로 했다’며 같은 달 13일 수업을 재개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같은 달 12일 ‘아직 관리자가 준비되지 않은 관계로 1월 31일까지 휴강에 들어가게 된다’고 재차 공지글을 썼다. 4일 기준 약 한 달간 영업은 재개되지 않았고, 휴강 공지글은 삭제됐다.
회원들은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대까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회원 C 씨는 “2023년부터 꾸준히 다녔던지라 올해도 운동을 이어가려고 지난해 12월 수강료 161만 5000원을 보냈다”며 “딸 수강료도 포함된 건데, 휴강이라고 알림을 보낸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말했다. 개금동 주민 D 씨는 “6개월 수강료를 선납했는데 어디서 받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강사 월급이 밀렸다는 증언도 나와 새해에 수강료를 모은 뒤 의도적으로 잠적했다는 의심도 이어지고 있다. 다른 회원 E 씨는 “강사가 자주 바뀌어 그만 다니려 했는데, 이들이 월급을 못 받았단 얘기를 들었다”며 “올해 남은 수업만 듣고 끝내려 했는데, 지난해 12월엔 이벤트를 진행하며 추가 등록을 유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수험생 특가로 등록했다는 F 씨는 “다른 센터는 수업 30회에 수강료가 50만~60만 원인데 A센터는 45만 원까지 할인을 해줘 등록했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월급을 못 받아 민사 소송 중인 강사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A센터 회원들뿐 아니라 B 대표 등을 상대로 명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휴강 후 약속된 날에 개강을 못했지만, 회원들은 환불 등 후속 조치 여부 등을 전혀 안내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센터 대표 측과 연락이 닿는 상태”라며 “고소가 이어지고 있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