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시 아동 위한 다초점 콘택트렌즈, 렌즈 벗어도 치료 효과 지속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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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대·오하이오주립대 연구
청소년 후반까지 사용이 효과적

근시 아동이 다초점 콘택트렌즈를 쓰면 근시 진행을 늦출 뿐 아니라 렌즈 착용을 중단해도 치료 효과가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휴스턴대와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의 자금 지원을 받아 진행한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 의학협회 학술지 안과학(JAMA Ophthalm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근시를 늦추기 위해 다초점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어 렌즈 착용을 중단한 뒤에도 치료 효과가 유지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근시는 눈이 발달할 때 안축장(눈의 앞뒤 길이)가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망막 앞쪽에 상을 맺게 되는 경우다. 단초점 안경과 콘택트렌즈는 근시 시력을 교정할 수 있지만 눈이 앞뒤로 계속 길어지는 근본적인 문제를 치료하지 못한다.

선행 연구에서는 다초점 콘택트렌즈가 어린이의 근시 시력을 교정하는 동시에 눈의 성장을 늦춰 근시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진 이번 연구 결과 다초점 콘택트렌즈 착용을 중단해도 눈이 정상보다 빠른 속도가 아니라 정상 성장 속도로 돌아갔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7~11세의 근시 아동 294명을 대상으로 단초점과 다초점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3년 뒤 다초점 렌즈를 착용한 어린이들이 나머지 그룹보다 근시 진행 속도와 눈 성장 속도가 가장 느렸다.

이들 중 248명은 이번 연구에도 참여해 2년 동안 다초점 콘택트렌즈를 착용했고, 3년 차에 단초점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치료를 중단한 뒤에도 이점이 지속되는지 확인했다. 치료 중단 1년 후, 모든 연령대에서 안축장 길이가 약간 증가했지만 연령 대비 예상 속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후속 연구에서 처음으로 다초점 콘택트렌즈로 전환한 그룹은 치료 효과에서 선행 연구 때부터 다초점 렌즈를 썼던 그룹을 따라잡지 못했다. 반면 각막교정 렌즈 등 다른 근시 치료법에서는 치료를 중단한 후 정상적인 눈 성장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반등 효과가 나타났다.

디지털 기기의 영향 등으로 근시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인 약 50억 명이 근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린 시절에 근시 진행을 조절하면 망막 박리나 녹내장과 같은 합병증의 위험을 잠재적으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휴스턴대 데이비드 번슨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어린 나이에 근시 조절을 위해 다초점 콘택트렌즈를 맞추고, 근시 진행이 느려지는 청소년 후반까지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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