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美 “파나마 운하 中 영향력 줄이고 그린란드 확보”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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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국무, 2일 파나마 방문
“중립 운영 안하면 용납 못 해”
파나마 ‘일대일로’ 종결할 듯
“트럼프는 유럽인 신경 안 써”
밴스 부통령, 인터뷰서 엄포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일 파나마를 방문해 운하청 행정관과 미라플로레스 갑문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일 파나마를 방문해 운하청 행정관과 미라플로레스 갑문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축소를 요구하는 한편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미 파나마를 찾아 파나마 대통령을 면담했다. 이 과정에 루비오 장관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실제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 통제·운영은 주권 사항으로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물리노 대통령은 미국과의 기술적 논의를 통해 미국의 의구심을 해소할 것을 제안해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그동안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왔던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파나마 운하 문제 해결에 미군을 개입시키는 데 대해선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협상을 통한 해결에 무게를 뒀다.

미 국무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루비오 장관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이 위협적이며, 영구적 중립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미국과의)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비적 결정을 파나마 측에 알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루비오 장관은 현 상태를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전부터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1999년 파나마에 이양한 운하 통제권을 환수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취임 전후에 강도 높은 어조로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필요성을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군 개입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소유”하는 것을 막겠다면서도 “파나마에 군대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반응이 나오기 전 파나마 정부는 먼저 중국과의 거리두기를 시사하기도 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일대일로’(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협정 효력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다. 관련 협정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마는 중남미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처음 참여한 국가다.

한편, 같은 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그린란드의 미국 병합 문제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인들이 우리를 향해 소리 지르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확보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린란드는 미국 안보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거기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이용하는 해로가 있는데 그린란드를 컨트롤하는 덴마크는 자국 역할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린란드에는 5만 5000여 명이 살고 있는데 그들은 덴마크 정부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뒤 “그들은 엄청난 천연자원을 갖고 있는데 덴마크는 그들의 개발과 탐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식에서 “우리는 국제 안보를 위해 그것이 필요하다. 나는 덴마크가 함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그린란드 편입을 위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 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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