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소장에 "계엄선포 전후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담겨
지난해 10월 7일 오전 부산역 대합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특정 언론사들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직접 지시한 정황이 검찰 조사에서 파악됐다.
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에 제출한 101쪽 분량의 윤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소장에는 이 같은 정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조치사항이 담긴 문건을 보여줬다. 문건에는 '24:00경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적혔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소집 연락을 받고 대통령실로 모이는 국무위원들에게 나눠주려고 계엄 선포 시 각 부처 장관인 국무위원들이 취해야 하는 조치사항들을 미리 문서로 작성·출력해 둔 것으로 조사됐다.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은 이 전 장관은 포고령 발령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34분께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경찰의 조치 상황 등을 확인했다. 3분 뒤엔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24:00경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에 경찰이 투입될 것인데 경찰청에서 단전, 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 줘라"고 지시했고, 이는 이영팔 소방청 차장에게 전달됐다. 이 차장은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화해 경찰청에 잘 협력해주라고 반복해 요청했고, 허 청장도 황 본부장에게 재차 전화해 경찰청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이 전 장관, 허 청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뒤 이런 정황을 파악해 공소장에 적시했다.
앞서 이 전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회의 '내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에 "증언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거부한 바 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