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 990억 달러 흑자, 역대 ‘두 번째’로 컸다
반도체 등 ‘수출 호조’ 효과에
서학개미 늘자 배당소득 증가
9년 만에 역대 경상수지 흑자
한은, 전망치 90억 달러 상회
12월 경상 흑자도 ‘역대 최대’
지난해 12월 우리나라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해외 증권투자 배당소득 증가에 힘입어 120억 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거뒀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월간 기준 최대인 123억 7000만 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12월끼리 비교하면 역대 최대 흑자 규모다.
지난해 연간 누적 경상수지는 990억 4000만 달러 흑자로 2023년(328억 2000만 달러)의 3배를 넘어섰다. 한은의 지난해 11월 연간 전망치(900억 달러)보다 90억 달러 이상 상회했다. 이는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1000억 달러를 웃돌았던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연간 경상수지 흑자다.
지난해 역대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호조와 증권투자 배당소득 증가 효과다. 12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 흑자(104억 3000만 달러)가 전년 12월(86억 6000만 달러)이나 전월(98억 8000만달러)과 비교해 모두 늘었다.
수출(633억 달러)은 1년 전보다 6.6% 늘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증가세가 지속됐고 승용차와 화학공업제품 등 비IT 품목의 감소세 둔화로 수출 증가율이 11월(0.8%)보다 높아졌다.
품목 중에서는 통관 기준으로 △정보통신기기(37%) △반도체(30.6%) △철강제품(6%)이 쯩가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5.4%) △유럽연합(15.2%) △중국(8.6%) △일본(6.1%) △미국(5.5%) 대상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였다.
수입(528억 7000만 달러)은 4.2% 불어났다. 원자재 수입(-9.6%)은 줄었지만, 자본재(24.4%)와 소비재(1.2%) 수입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입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가스(-26.6%) △원유(-23.3%) △석탄(-10.6%) 등이 줄었다. 반면 △수송장비(59.2%) △반도체제조장비(42.6%) △비내구재소비재(7.5%) 등의 수입은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1억 1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전월(-19억 5000만 달러)보다는 적자 규모가 확대됐지만, 지난해 12월(-29억 8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줄었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가 9억 5000만 달러로 적자 폭을 키웠다. 한은은 겨울 방학 등 해외여행 성수기의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1월 24억 1000만 달러에서 12월 47억 6000만 달러로 2배 가까이 불었다. 특히 배당 소득수지 흑자가 증권투자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5억 9000만 달러에 달했다.
금융 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2월 중 93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9억 5000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12억 3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억 6000만 달러 늘었다.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38억 달러 감소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