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조 원대 녹색펀드 조성, 지역 산업 첨단화 성과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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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중심 첫 중소·중견기업 지원 성격
청년 인재 붙잡을 좋은 일자리 양산되길

10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부산 산업전환 녹색펀드 조성 발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0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부산 산업전환 녹색펀드 조성 발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시가 중심이 돼 부산 지역 중소·중견기업 당 최대 500억 원을 투자해 녹색·디지털산업 전환, 신산업 육성 지원을 꾀하는 ‘부산 산업 전환 녹색펀드’가 조성된다. 시중은행과 부산시, 산업은행의 출연을 통한 모펀드를 조성하고 민간 금융 자본으로 자펀드를 결성해 9년간 누적 2조 3000억 원 규모의 펀드 자금이 부울경 지역 기업에 투입될 계획이다. 지자체가 중심이 돼 지역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펀드를 꾸리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부산이 미래 산업에 대비하려는 작은 희망이나마 품게 된 셈이다.

세계는 AI와 바이오 등으로 산업 지형과 경제활동 방식, 일상 생활까지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산업의 설계부터 개발·제조·유통·물류 등에 디지털 기술이 적용돼 산업 구조 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1차 금속, 기계장비, 자동차부품 등에 고착된 부산의 제조업은 탄소 배출이 많고 노동집약적인 한계를 여전히 갖고 있다. 서비스업도 정보·통신과 금융·보험 등 고부가가치 업종이 아닌 운수업과 도·소매업에 집중돼 있다. 이런 이유로 부산의 제조업 1인당 부가가치가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매출 기준으로 전국 100대 기업에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는 뼈아픈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결국 지역의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끊임없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까닭이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펀드의 수혜 당사자가 부산 지역 금속·전자·전기 및 조선·철강 업체들로 예상된다고 한다. 부산시는 매년 중소·중견기업 5개 회사 정도가 ‘디지털 산업 전환’에 성공해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하면 현재 전국 14위 수준인 지역총생산이 5위권으로 성장하고, 15.6%에 그치는 고부가가치 산업 비중이 2배가량인 32%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순히 장밋빛 전망에 그치지 않고, 성공적인 녹색펀드 조성과 효율적인 투자·운용으로 지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실질적인 결과를 창출하기를 바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주요 선진국들은 저성장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관세 부과 등을 통한 자국 제조업 부흥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부산과 동남권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중소 하청업체가 대부분이어서 산업 구조 전환에 대한 수요가 어느 도시보다 높다. 도시의 생존이 산업의 고도화와 운명을 같이 하는 셈이다. 물론, 펀드 투자가 당장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이런 펀드가 계속 조성되고, 지역 기업의 투자 수요가 이어져서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들을 붙잡을 수 있는 투자 성공 사례가 쏟아지기를 바란다. 일부 지역 기업들도 부동산 투자 등 안이한 경영 행태에서 벗어나 설비 첨단화 및 투자 유치 등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마련하길 주문한다. 녹색펀드가 지역의 산업을 탈바꿈할 수 있는 혁신적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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