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헌재로, 민주당은 서부지법으로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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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부실한 심리 반복…'답정너' 행태"
"윤 대통령과 국힘, 헌재 흔들기 도 넘어"
여야 헌재, 서부지법 찾아 여론전 집중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나경원, 김기현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최소한 방어권 보장 촉구 및 불공정성 규탄과 관련해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면담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나경원, 김기현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최소한 방어권 보장 촉구 및 불공정성 규탄과 관련해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면담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9차, 10차 변론 기일을 앞두고 여야는 헌법재판소와 서울서부지법을 각각 찾아 여론전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헌재의 정치적 편향성과 불공정을 지적했고, 민주당은 여권의 ‘헌재 흔들기’가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17일 국민의힘 의원 36명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심리 중인 헌재를 방문해 공정한 재판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대표로 낭독한 입장문을 통해 “(헌재는)부실한 심리를 반복하면서 ‘답정너’ 속도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부당하고 편향된 헌재의 행태를 규탄하고, 길거리와 광장에서 헌재의 부당함을 외치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헌재를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헌재를 향해 “탄핵 심판에 있어서 형사소송법 준용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오염증거·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척하고, 적법하고 공정한 증거조사 절차를 진행하라”며 “길거리 잡범에 대한 판결도 이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헌재가 윤 대통령의 증인 신문 참여를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12·3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검찰 신문조서를 탄핵심판 증거로 채택한 것 등을 부당한 재판 진행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같은당 나경원 의원도 “헌재는 그 구성 있어서 이념성, 편향성을 많은 국민이 걱정했다”며 “막상 시작된 헌법재판 과정에서 자의적 절차 운영, 소송 지휘권 남용, 편향적 예단을 보면서 그 우려가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관을 겨냥해 “주관적, 이념적 양심이 아닌 객관적 법률가적 양심으로 돌아와 이번 대통령 탄핵 재판을 공정히 진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범계 간사를 비롯한 위원들이 17일 폭력 난동 사태가 일어났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방문해 피해 및 복구 상황 점검차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범계 간사를 비롯한 위원들이 17일 폭력 난동 사태가 일어났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방문해 피해 및 복구 상황 점검차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서울서부지법을 찾아 지난 난동사태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연루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동 사태의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서부지법을 방문해 김태업 법원장 등 법원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면담 이후 “많은 법원의 판사와 직원들이 심적 트라우마 상태를 겪고 있다”며 “현재까지 60여 분이 트라우마 상담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당시 연행된 사람들이 ‘곧 석방될 것’이라며 (연루자들이)법원에 진입하게끔 밑자락을 깔아줬다”며 “윤 의원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내란에 대해 내란이 아니라고 선동해 발생한 소요 사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당 이성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헌법 기관 흔들기가 도를 넘고 있다”며 “헌재 흔들기는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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