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기업 생존 컨트롤타워 부산시 통상진흥과 신설 시급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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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구원, 17일 보고서 발간
응답 70% "경쟁력 약화 우려"
기업 차원 대응책 없는 곳 많아
네트워크 강화 등 지원 다각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기업이 트럼프 2기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수출 지원·전략 수립 등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부산시 ‘통상진흥과’ 신설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미 부산 수출기업 10곳 중 7곳이 수출 경쟁력 약화 등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하는 등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산연구원은 17일 ‘대미 수출기업의 통상영향과 출구전략’을 발간하고,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이 부산지역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부산연구원은 이를 위해 지난달 1~24일 부산지역 미국 수출기업 7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출 전망을 놓고 악화를 전망한 기업 비중(24.7%)은 양호하다고 답한 기업(19.2%)보다 높았다. 특히 자사의 대미 수출품목이 미국 우선 보호무역주의정책에 따라 ‘수출 경쟁력 약화 등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응답은 10곳 중 7곳(69.9%)에 달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과 수입 쿼터 확대로 인해 매출액이 줄어들 것이라고 본 것이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부자재 조달 비용 증가, 해상운임 상승으로 인한 수출 불확실성이 늘어난 것도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대미 수출품에 대해 예상되는 관세 인상률은 전기·전자제품이 13%로 가장 높았으며, 철강·비철 금속제품(12.1%), 농수산물·가공식품(11.7%)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 수출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으로는 물류비 부담(23.3%)이 1순위로 꼽혔으며, 환율 변동(15.4%), 현지시장 규격 및 인증 요구(8.5%), 해당국의 수입 규제(8.3%), 해외 바이어 발굴 및 확보(81.%) 등도 다수 거론됐다.

트럼프 2기의 무역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국제 비즈니스 협력을 위한 파트너 탐색과 협업(23.5%)이 최우선으로 꼽혔다. 미국에서 가격 경쟁력 상실에 따른 제3국 대체시장 개척(21.4%), 국내 영업 강화와 국내시장 매출 확보에 집중(17.4%)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반면 응답기업의 35.6%(26곳)은 대응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밝혀 지역 중견·중소기업 차원에서 국제 정세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조사를 토대로 부산연구원은 △‘(가칭)부산 국제·통상 위클리’ 발행 △시장 모니터링 등 중국제품 공습 대비 △미국 제조업 부흥을 겨냥한 지역의 중간·산업재 수출마케팅 강화 △‘(가칭)통상진흥과’ 신설 및 대내외 경제적 유대관계 강화 △정책지원금 확대를 통한 제품 경쟁력 확보 등 5대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통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팀 차원의 대응이 역부족인 만큼 수출 지원업무·출구전략 수립, 신산업 발굴 등을 전담하는 통상진흥과를 신설해 시의 통상 조직을 확대 개편해야 한다는 게 부산연구원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부산 국제·통상 위클리를 발행, 시시각각 변화하는 통상 이슈와 정책지원 정보를 기업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할 필요성도 더해졌다.

부산연구원 장정재 책임연구위원은 “미국이 자국 제조업 부흥에 집중하면서 지역의 중간·산업재 수출에 새로운 길이 열릴 수도 있다”며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으로 선제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점에서 지역 사회에서 지혜를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할 통상 조직이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부산의 대미 수출은 26억 9900만 달러 규모로, 전년 같은 기간(25억 8800만 달러)보다 다소 늘었다. 지난해 2015년 이후 트럼프 1기를 지나면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회복 국면으로 전환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2기의 대대적인 관세전쟁으로 다시 수출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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