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주시를 그린바이오 거점도시로 도약시킬 터” 정영철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장
진흥원 사업 실적 대폭 개선
“핵심기술 가진 기업 자립 위해
그린바이오 육성지구 구축”
“진주시를 우리나라 최고의 그린바이오 거점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제 첫발을 뗐으니, 앞으로 순탄하게 진행되리라 믿습니다.”
정영철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장의 바람이다. 진주시가 우주항공산업 유치·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원장은 그린바이오산업 역시 지역의 또 다른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정 원장이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과 처음 인연을 맺은 때는 2018년이다. 원래 정 원장은 진주 한국국제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로 30년 가까이 재직했고, 다양한 연구 성과와 수많은 우수 인력을 배출했다. 특히 재직 기간 동안 대학이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누리사업)에 선정되면서 식품사업단을 이끌었고, 3회 연속 최우수 사업단에 선정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를 경험 삼아 정 원장은 2018년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 원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 진흥원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진주시 산하 생물산업 육성 지원기관인 진흥원은 2001년 문을 열었다. 지역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지만, 분야별 사업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벤처지원동과 성장지원동이 구축돼 있지만 기업들이 입주하지 않으면서 공실이 넘쳐났다. 여기에 그나마 입주한 기업들도 핵심기술이 아닌 범용기술을 가진 곳이 대부분이었다.
정 원장은 “처음 원장직을 맡을 때 지원동에 공실이 많았고, 무엇보다 핵심 인재들이 진흥원을 떠나면서 동력이 많이 약화한 상태였다. 제대로 된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먼저 진흥원 개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먼저 원스톱 통합 지원 정책에 나섰다. 기업 지원은 창업과 연구개발, 시제품 생산, 디자인 제작, 유통·수출 등으로 진행되는데, 이전에는 사업별로 따로 지원하다 보니 기업 자립화 단계까지 이끌지 못했다. 정 원장은 취임후 시스템 일원화에 힘쓰고 지자체·정부 공모에 적극 도전해 사업비를 대거 확보했다.
진흥원은 점차 안정화돼갔다. 실제 진흥원 사업 수행 실적과 사업비를 보면 2016년 11건(11억 9100만 원), 2018년 11건(10억 9800만 원)에 그쳤다. 정 원장이 취임한 이후엔 2020년 28건(35억 8300만 원), 2022년 24건(30억 3000만 원), 2024년 25건(44억 5200만 원) 등으로 사업 실적이 빠르게 늘었다. 진흥원 내 핵심기술을 갖춘 기업이 10여 곳으로 늘었고, 교수 창업도 5곳 발생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 등 타지역에서 입주한 바이오기업도 4~5곳에 달한다.
정 원장은 “처음에는 직접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했고 계획서 작성을 도왔다. 기업을 모아 특강을 했고 지금은 맞춤형 자문에 나서고 있는데, 이제 직원들도 전문성을 갖춘 상태다”고 설명했다.
진흥원은 2023년 또 한 번 경사를 맞았다. 그해 1월, 진주시가 전국 최초로 ‘그린바이오시티(Green Bio City) 진주’를 선포한 데 이어 6월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그린바이오벤처 캠퍼스 조성사업’에도 선정됐다.
그린바이오산업은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향후 서부경남 바이오산업 발전을 촉발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 구축 사업으로 꼽힌다. 정 원장은 진주시를 전국 최고 그린바이오 거점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천연물 그린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해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를 구축하겠다는 로드맵도 짜놨다.
“기업이 늘면 자연히 지역경제가 활성화됩니다. 핵심기술을 가진 기업이 자립할 수 있도록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가 필요하죠. 전문인력을 갖추고 육성지구가 구축된다면 진주시가 최고의 그린바이오 거점도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