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위협 젤렌스키 트럼프에 평화 ‘호소’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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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논의 초대 못 받은 우크라
러시아 주장 일방적 반영 우려
오는 20일 트럼프 특사와 대면
켈로그 메시지에 세계 이목 집중

지난 18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를 찾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를 찾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 시간) 종전협상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와 대면한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저녁 화상 연설에서 “우리는 내일 키스 켈로그 특사를 만날 예정으로, 이 회동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전반적으로 우리와 미국 간 협의가 건설적으로 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유럽과 함께하면 평화는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언급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사실상 배제한 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논의를 주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켈로그 특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앞서 중재국을 자처한 사우디 리야드에서 지난 18일 미러 고위급 회담이 열린 지 이틀 만에 이뤄지게 됐다. 미러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해 “독재자”라고 몰아세우며 퇴진 압박을 시작했고, 푸틴 대통령 또한 미러 회담이 만족스러웠다며 미러 밀착을 가속화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으로서는 켈로그 특사와의 회동이 미국의 친러시아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자리가 될 위험이 있다. 점점 협상 테이블에서 겉돌게 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부터 태세를 전환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러시아의 고립이 끝나도록 도왔다”면서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켈로그 특사와 회동을 앞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푸틴이냐, 평화냐’ 고르라며 양자택일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미래는 푸틴에게 있는 것이 아니며, 평화와 함께 한다”면서 “푸틴과 함께할 것인지, 평화와 함께할 것인지 전세계 모두가, 또한 권력자(트럼프 대통령)가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친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을 포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과도 접촉했다며 자신의 전방위 외교 노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미 의회의 초당적 지지에 감사한다”고 쓰고, 마크롱 대통령과도 “세계 지도자들과 했던 논의를 공유했다. 프랑스는 우리만큼이나 자유를 소중히 여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젤렌스키 때리기'에 맞서 유럽 정상들이 일제히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영국 총리실은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로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전쟁 중에 선거를 미루는 것은 영국이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그랬듯이 지극히 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독일 숄츠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민주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정확한 것은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 국가원수로 선출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일부연합뉴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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