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좌냐 극우냐…여야 이념 공세 혈안
尹 탄핵 심판 막바지
"文보다 좌편향" "극우 정당"
여야 이념 공세로 지지세 확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여야의 ‘이념 공세’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극좌’로,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극우’로 몰아가며 양측의 정체성 공방이 한층 첨예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중도·보수’를 표방하자 국민의힘은 이를 지적하며 연일 이재명표 민주당의 이념을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문재인 정부보다 더욱 좌편향됐다”며 “이재명표 민주당은 근본적으로 반기업·반시장·반자유 좌파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중도·보수 발언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친기업’ 행보도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이 대표가 기업들 앞에서 ‘기업 성장이 경제 성장의 전부’라고 친기업 보수정치인 코스프레 한다”면서 “그래 놓고 민주노총을 만나 ‘주4일제 해야 한다’고 하고 상속세 최고세율 조정은 ‘초부자 감세’라고 반기업 극좌 정치인의 본색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와 민주당의 중도 보수 정체성 부각이 ‘조바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지지율 반등이 없으니까 본인에게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을 극우 프레임에 가두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을 ‘내란에 동조하는 극우 정당’으로 규정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극우의 힘으로 어떻게 이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겠냐”라며 “수구를 넘어서 범죄 집단을 지키는 건 보수 정당이 아니라 극우 정당”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보수가 아닌 극우 정당으로 규정하면서 중도·보수를 표방한 민주당의 중도층 확장의 명분을 강조한 셈이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이제라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내란의 전모를 실토하라”며 “내란 동조 극우 정당 국민의힘은 탄핵 기각의 망상에서 깨어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도 “여당은 서부지법 습격을 두둔하고 불법 계엄을 계몽령으로 둔갑시키며 법치주의와 헌정 질서를 교란하더니 헌법재판관마저 위협한다”며 “국민의힘의 당명을 극우의 힘 또는 극우 정당으로 바꿔라”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권 비대위원장에게 대국민 사과와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권 비대위원장이 지난 17일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계엄 때로 돌아가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따른 조치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