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중도층 이탈?…"중원까지 내줄라" 우려
국민의힘 중도층 민심 이탈 조짐
'일시적 현상' 일축 속 당내 긴장감
"정신 안 차리면 중원까지 내준다" 지적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지지율 상승세를 누리던 국민의힘에서 중도층 이탈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의 ‘친윤’(친윤석열), 지지층 결집 행보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당 일각에선 중도층 확장을 등한시하면 안 된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P), 응답률 14.1%) 결과, 중도층의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의힘 22%, 더불어민주당 42%, 무당층 28%로 나타났다. 전 주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중도층에서 10%P 빠졌고, 민주당은 5%P 늘었다.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미터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 응답률 7.1%)에서도 자신을 중도층이라 답한 응답자 중 45.6%는 민주당을, 35.3%는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여야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로 나타났지만, 중도층 지지도는 10.3%P 차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흐름을 ‘일시적 현상’이라고 일축했지만 당내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 번의 여론조사로 어떤 추세를 지금 단계에서 평가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고,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이 시점에 중도층이 빠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조기 대선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속 중도층 확장이 대권을 가를 핵심 ‘키’로 부상하면서 국민의힘은 민생 행보로 중도층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당내 의원들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영세업체를 방문한 것도 이 연장선이다.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중도·보수를 내세우면서 중도층 확장에 속도를 내자, 당내에선 “지지층 결집에만 치중할 때가 아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중도층에 맞는 정책을 실행으로 옮길 진정성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게 결국 승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보수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중원은커녕 안방까지 내줄지도 모른다”며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구석으로 내몰린 운동장이 될지 모르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여론 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