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리 잡는 부산 워케이션, 지역경제 활기 띠는 계기로
체류 인구 증가로 지역 성장 동력 마련
글로벌 허브 도약 위한 정책 지원 절실
최근 ‘부산형 워케이션(Workation)’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결합해 여행지나 휴가지에서도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개념이다. 부산의 인구 감소 지역인 동·서·영도·중·금정구 등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부산형 워케이션 활성화 사업’이 누적 참여자 1만 명을 돌파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6900명이 참여해, 2023년 3300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1100여 개 기업이 부산 워케이션 시설을 이용했으며, 그중 746개 기업은 숙박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와 여가를 병행했다고 한다.
부산형 워케이션의 성공 요인에는 체계적인 인프라 구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산역 인근 아스티호텔 24층에 조성된 거점센터를 비롯해 부산 영도구의 더휴일 웨케이션센터와 씨씨윗북, 부산 중구의 패스파인더 남포점 등 위성센터들이 업무와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위드펫 워케이션’ 프로그램, 보육시설과 연계한 육아 특화 프로그램 등의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만족도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서울 대비 저렴한 생활비, 우수한 교통 인프라, 쾌적한 업무 환경 등을 부산의 강점으로 꼽으며, 장기 체류를 고려하는 사례까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향후 부산의 발전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워케이션 활성화는 기업 유치와 청년 인구 증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10개 기업이 부산으로 본사 또는 지사를 이전했으며, 신규 법인을 설립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워케이션으로 부산을 찾은 청년 근로자와 기업들이 도시의 매력과 비즈니스 기회를 경험하면서 부산 정착을 고려하는 긍정적인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체류 인구 증가는 지역 소비 확대와 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중요하다. 부산시는 올해 24시간 업무가 가능한 ‘글로벌 워케이션 프로그램’ 등 글로벌 기업과 인재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고 한다. 부산의 글로벌 허브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산형 워케이션이 지역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디지털 원격 업무 공간 확보, 기업 이전을 위한 행정·재정 지원 확대,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한 비자 요건 완화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기업하기 좋은 부산, 청년이 살고 싶은 부산으로 거듭날 수 있다. 지자체들도 주민등록 인구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생활인구 확대를 위한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워케이션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바다와 산, 풍부한 문화자원을 보유한 부산의 경제·사회·문화적 구조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