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가야진용신제, 삼수 끝 국가무형문화재 낙점 받나?
국가유산청, 가야진용신제 승격 심의에서 ‘보류’ 결정
역사성 등 가치 인정했지만, 형식·내용 추가 검토 필요
시, 보류 이유·재심의 보완자료 파악 등 신속 대응 나서
경남도 무형문화재 제19호인 ‘가야진용신제’의 국가무형문화재 승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앞서 가진 두 차례 승격 심사에서 ‘부결’의 고배를 마신 가야진용신제는 세 번째 도전에서 ‘재심의를 위한 보류’ 통보를 받았다.
양산시는 최근 국가유산청이 무형유산위원회 전통지식분과 회의를 열어 가야진용신제의 국가무형문화재 승격 여부에 대한 심의를 벌인 결과 ‘보류’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국가유산청 무형유산위원회는 이날 시가 제출한 국가유형문화재 승격을 위한 가야진용신제의 자료와 지난해 10월 말에 있었던 위원들의 현장 실사인 ‘지정 인정 조사’를 바탕으로 심의했다. 통상 심의 결과는 ‘가결’과 ‘부결’, ‘보류’ 세 가지로 결론난다.
무형유산위는 “가야진용신제의 역사성과 학술성, 전승 환경에 대한 가치는 인정했으나, 형식과 내용 등은 추가 심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심의를 위한 ‘보류’인 것이다.
이에 따라 양산시는 재심의에서 가야진용신제의 국가무형문화재 승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양산시는 지난달 24일 국가유산청을 방문해 ‘보류’ 이유와 재심의 때 제출할 보완 자료 내용, 범위를 파악한 뒤 준비에 들어갔다.
양산시 관계자는 “이번 심의 때도 ‘2019년 심의 때 지적된 국가 제례 의식에 풍물놀이 민속이 담긴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 제례 의식에 풍물놀이가 포함된 것은 일제 강점기 때 주민들이 금지된 제례를 계승하기 위해 풍물놀이를 가미함으로써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재심의 전에 제기된 문제에 대한 충분한 소명, 위원 한명 한명을 상대로 설득할 경우 승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에 보완자료를 제출하면 이르면 상반기(6월), 늦으면 하반기에 재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심의에서 가야진용신제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승격되면 나동연 양산시장의 핵심 공약인 ‘낙동강 중심 관광 자원화 사업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나 시장은 낙동강을 따라 조성된 수변공원 활성화를 통해 침체한 지역 경제 회복을 추진 중이다. 이 일환으로 낙동강 뱃길 복원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가야진용신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까지 이어진 국가 제례 의식이다. ‘용신’에게 뱃길의 안전과 국가의 태평성대를 기원했다.
일제 강점기 때 홍수로 제단이 휩쓸리고 제례가 금지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가가 아닌 원동 주민들의 의해 그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 용신제는 과거 흥해(동), 공주(서), 가야진(남), 한강(북) 등 4대 강 유역에서 치러졌으나 현재 가야진용신제만 남았 있다.
앞서 양산시는 2015년과 2019년 가야진용신제의 국가무형문화재 승격에 나섰지만, ‘자료 미흡’과 ‘국가 제례 의식에 풍물놀이 등 민속 결합의 근거 부족’, 세시풍속의 무분별한 사용, 제사 방식과 제물·홀기’ 등의 이유로 실패했다.
그러나 두 차례 실패 후 용역을 통해 국가유산청 심의 과정에서 지적된 문제를 보완한 뒤 2023년 하반기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양산시는 지난해 2월 1차 관문인 국가무형유산 신규 조사 대상으로 지정된 뒤 1억 5000만 원을 들여 제례 의식에 사용되는 전통 제기와 복장 등을 복원했다. 같은 해 10월 말에는 승격 여부를 결정짓는 현장 실사인 지정 인정 조사까지 받았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