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속 연준은 비교적 신중… 기준금리 4.25∼4.50% 동결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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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의 금리차 상단 기준 1.75%P
미 성장률은 2.1%→1.7%로 내리고
개인소비지출 연말 예상 2.7%로 올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FOMC 회의를 마친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FOMC 회의를 마친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전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연준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올렸다. 또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2회로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 경제의 복잡한 환경 속에서 연준은 섣불리 정책을 변경하기보다는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더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19일(현지 시간)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75%여서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FOMC는 성명에서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해 왔다”며 “실업률은 최근 몇 달 동안 낮은 수준으로 안정화했으며 노동시장 상황은 여전히 견고하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다소 상승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FOMC는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작년 12월 예측 때 FOMC 위원 19명 중 15명이 2025년 안에 2회 이상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나 이번에는 11명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연준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2월에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연말 예상치는 2.5%→2.7%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대중국 관세율이 20% 포인트 상승하고 지난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 부문 25% 관세가 발효된 데다가, 4월 2일 ‘상호 관세’가 발표될 예정인 점을 감안할 때 물가 상승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현재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관세에 대한 반응이라 생각한다”며 “올해 중 인플레이션의 추가 진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침체 확률이 올라가긴 했지만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선 “비교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의 정책 변화가 크지 않자 주가가 모두 상승했다. 다우는 383.32포인트(0.92%) 상승한 4만 1964.63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60.63포인트(1.08%) 오른 5675.29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은 246.67포인트(1.41%) 오른 1만 7750.79에 각각 마감했다.

올스프링 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마티아스 샤이버 멀티에셋설루션 수석은 “미국의 경제성장과 관세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연준은 ‘기다리며 지켜보기’(wait and see) 접근법을 취했다”라고 평가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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