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객이 실수로 낸 의성 대형 산불…주민들 "평생 이런 불은 처음"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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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급격하게 확산하는 가운데 한 주민이 산불이 옮겨붙은 농막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급격하게 확산하는 가운데 한 주민이 산불이 옮겨붙은 농막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원인은 성묘객 실화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의성 산불은 22일 오전 11시 24분께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시작됐다. 이후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이동한 불씨는 의성읍 철파리에 있는 민가, 전신주 전선 등을 덮쳤으며, 주변으로 삽시간에 번져나갔다.

의성군 관계자는 "괴산리 야산 산불은 성묘객 실화에 따른 것으로, 불이 나자 실화자는 직접 119에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을 냈다'고 신고했다"며 "산불 확산으로 의성군청사 내에도 연기 냄새가 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의성 산불은 변화무쌍한 바람 영향으로 밤새 번지며 전체 화선이 64㎞로 늘어났다.

산림청 의성 산불현장지휘본부에 따르면 23일 오전 7시 기준 산불 영향 구역은 1802㏊, 잔여 화선은 62.7㎞, 진화율은 2.8%(진화 완료 화선 1.3㎞)로 추정됐다.

산림 당국은 날이 밝자 헬기 51대, 진화대·소방당국·경찰 등 인력 4790명, 장비 670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으나 현장에는 골바람이 자주 불어 완전 진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의성 관내 35개 마을, 639가구에서 주민 1221명이 의성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연합뉴스 취재 등에 따르면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들은 "팔십 평생 이런 불은 처음 본다"라며 "가재도구 하나도 못 챙기고 쫓기듯 집에서 나왔다"고 답답해 했다.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며 주민들이 의성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해있다. 연합뉴스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며 주민들이 의성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해있다. 연합뉴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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