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기각에 여 “헌정사에 남을 기록적 패배…야 석고대죄해야”
국힘, “탄핵 중독에 경종 울려” 대국민 사과 요구
민주, 반응 삼간 채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해야”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등으로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해 탄핵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번 헌재 판결에 대해 여당은 탄핵 정국을 주도한 민주당이 국민 앞에 사과해야한다고 지적했고, 야당은 업무에 복귀한 한 총리가 즉각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2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진행하고 탄핵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번 선고에서 8명의 헌법재판관 중 5명이 기각 의견을, 2명이 각하 의견, 1명이 인용 의견을 냈다.
이번 탄핵 기각에 대해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중독에 경종을 울리고 대한민국 헌정 질서와 사법 정의가 원칙 위에 서 있음을 증명한 역사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난해 12월 27일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 방조’, ‘헌재 재판관 임명 거부’라는 터무니없는 이유로 탄핵소추안을 밀어붙였다. 입법부의 권한을 도구 삼아 국정을 흔들려는 이 무리한 시도는 87일 만에 헌재의 단호한 기각 결정으로 종지부를 찍었다”며 “이번 결정은 ‘정치가 넘지 말아야 할 선, 헌법이 지켜야 할 경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천명한 것이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정을 공백 상태로 몰아넣은 민주당의 책임은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 정치가 다시는 헌법을 정치 도구로 삼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며 “민주당은 무소불위의 의석수를 무기로 무책임한 탄핵 정국을 주도한 것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거대 야당의 무리한 입법 확보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다. 헌정사에 길이 남을 기록적 패배”라며 “사법부가 다시 한번 브레이크를 거는 만큼, 이제라도 야당은 헌법 정신에 어긋난 무모한 도전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탄핵 기각에 대해 유감 입장을 밝히고 한 총리가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을 당장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더불어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헌재는 의결정족수와 관련 대통령이 아닌 총리의 경우 재적 의원 과반수가 적법하다고 분명하게 결론 내렸다”며 “또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3인을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권한대행은 헌법 수호의 막중한 책무를 다해야 하는 자리다. 한 총리는 이 사실을 명심하고 헌법 수호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위헌 판단이 난 헌법재판관 미임명 상태를 해소하고 법률에 따라 상설특검 추천 의뢰를 즉시 하길 촉구한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헌재를 향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신속한 결론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윤석열의 직무 복귀는 곧 대한민국을 테러가 난무하는 후진 독재 국가로 만드는 길이라는 사실이 명확하다”며 “나라를 파멸로 이끌 망상에 사로잡힌 헌법 파괴자 윤석열을 즉시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바로 선고기일을 지정하고 내일 당장 선고를 내려달라”며 “재판관 만장일치 윤석열 파면으로 헌재가 헌법 수호의 최고 기관임을 증명해 주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