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갑질' 美브로드컴 자진시정안 마련…의견수렴 절차 개시
부품 탑재 강요 금지·거래 조건 불이익 변경 금지 등 동의의결안 마련
국내 셋톱박스 제조사에 대해 셋톱박스 제조 시 자사의 시스템반도체 부품(SoC, System on Chip)만 탑재하도록 요구하는 등 '갑질'을 한 혐의와 관련해 브로드컴이 만든 자진시정안이 적절한지 판단하기 위한 의견 수렴 절차가 시작됐다.
공정위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건과 관련, 동의의결안을 마련하고 7일부터 5월 7일까지 31일간 관계 부처 및 이해관계인 의견을 수렴한다고 7일 밝혔다.
의견수렴 대상이 된 동의의결안은 △국내 셋톱박스 제조사 등에 브로드컴의 시스템반도체 부품(SoC)만을 탑재하도록 요구하지 않음 △경쟁사업자와 거래하려고 한다는 이유로 기존 계약 내용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행위를 하지 않음 △한국 업체들에 필요한 SoC 의 과반수를 자사로부터 구매하도록 요구하거나, 이를 조건으로 가격·비가격 혜택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음 △과반수 구매 요구를 거절하더라도 SoC의 판매·배송을 종료·중단·지연하거나 기존 혜택을 철회·수정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지 않음 등이다.
브로드컴은 시정방안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해 자율 준수제도를 운용하고 임직원들에게 공정거래법 교육을 연 1회 이상 하기로 했다. 국내 반도체 전문가 및 인력 양성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는 등 상생 방안도 제시했다. 상생 방안은 크게 △반도체 전문가 및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과정 운영 지원 △팹리스 등 반도체 분야의 중소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EDA) 지원 △반도체 분야의 중소 사업자 홍보 활동 지원(반도체 전문전시회 참여 지원 등)이 포함되며, 이러한 상생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상생기금으로 130억 원 상당을 지원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정위 홈페이지(www.ftc.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해관계인은 누구라도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이번 절차는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자진 시정방안을 제출해 타당성이 인정되면, 공정위가 위법행위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동의의결' 제도의 한 단계다.
공정위는 의견수렴 절차가 종료된 뒤 다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만약 기각된다면 다시 제재 절차로 갈 수도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