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황강 정비 생태 파괴”… 합천 농민 “홍수 대비 어쩌라고”
2020년 홍수 피해 입은 황강
합천군 2028년까지 정비사업
환경단체 “생태계 파괴 우려”
공사 막아서자 주민 대거 반발
“환경단체 상대 피해보상 청구”
경남 합천군 황강 정비사업장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준설 작업을 하고 있다. 합천군 제공
지난 2020년 홍수로 피해를 입은 경남 합천군 황강 하천환경정비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환경단체가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정비사업을 막아서자 인근 주민들은 또다시 홍수 피해를 입을 수 없다며 환경단체 주장에 맞서고 있다.
7일 경남 지역 환경단체인 ‘낙동강네트워크’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하 낙동강청)을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현재 낙동강청이 합천군 황강 하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낙동강청은 황강 일대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합천군 용주·청덕 지구 등 5개 지구에서 황강 하천환경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합천군은 지난 2020년 대규모 댐 방류로 인해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414.8ha 농경지가 침수됐고, 가축 2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또 주택 78채가 물에 잠기면서 막대한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이에 낙동강청은 황강 하도 정비와 수목 제거, 물길·친수공간·낙차공 조성 등 황강 하천환경정비사업에 나섰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으며, 2028년 완료 예정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환경단체 반발로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사업 추진으로 인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어류 ‘흰수마자’ 서식지가 위협받는 등 생태계 파괴 우려가 있다며 낙동강청에 공사 전면 중지를 촉구했고, 이로 인해 공사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환경단체는 “황강을 준설하면 멸종위기 어류 흰수마자가 서식지가 파괴된다. 하천 정비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원상복구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자 합천군 주민들이 나서서 조속한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 20여 명은 지난달 24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을 방문해 환경단체가 황강 내 하천환경정비사업 중단을 촉구한 것에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2020년도 수해 피해 악몽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며 “환경단체로 인해 공사가 중단된다면 수해 발생 시 환경단체에 피해 보상을 청구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낙동강네트워크는 낙동강청의 입장을 듣기 위해 7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낙동강청은 낙동강네트워크 측의 공사 중단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생태계 파괴에 대한 염려는 인정하지만, 홍수로 인한 피해 우려가 큰 만큼 더 이상 사업을 미룰 수 없다는 것이 낙동강청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낙동강네트워크는 일부 구간에 한해서만 하천환경정비사업에 나설 것을 다시 요청한 상태다.
또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낙동강네트워크와 낙동강청은 일단 다음 주 황강 현장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이어 주민 간담회를 가진 뒤 입장차를 좁혀나갈 계획이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트 집행위원장은 “현재 낙동강청 황강 하천환경정비공사는 홍수 피해 대책을 넘어서고 있다고 본다. 이미 제방공사 등이 추진 되고 있다. 수위 1cm를 내리기 위해 수백억 원을 넘게 투입하는 건 지나치다. 주민들과 소통을 통해 입장차를 좁혀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