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세계 최고의 미식 도시가 될 준비됐어요" 최정윤 부산시 미식 관광 정책고문
미식행사 유치·글로벌망 확대 기회
모던 부산 퀴진 정립, 최대 목표
아시아 해양 미식 수도 브랜딩을
“지금이 바로 부산이 글로벌 미식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결정적 순간입니다.”
최정윤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한국·대만 지역 의장은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영국의 미디어 회사 윌리엄 리드가 만드는 미식 가이드로, 미쉐린 가이드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다. 전 세계 27개 지역별로 40명씩 총 1080명의 전문가 투표 결과로 선정하는데, 최 의장은 한국과 대만 지역을 총괄한다. 최근 부산시 미식 관광 분야 정책고문으로 위촉된 그를 최근 전화로 만났다.
그는 “오랫동안 세계 각지에서 미식 문화를 연구하고 한식의 글로벌 경쟁력을 고민해오면서 부산이 한국 미식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도시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부산은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다양한 식재료가 풍부하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미식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대비가 부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최 의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해산물, 독창적인 로컬 요리,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셰프들까지 부산은 미식 관광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아직은 국제적인 인지도가 낮고 미식 가이드가 주목하는 고급(파인다이닝) 식당들이 많지 않다.
“세계적인 셰프, 미식 전문가, 미디어가 부산을 새로운 미식 여행지로 주목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최 의장은 부산시가 2028년 목표로 추진하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 유치가 부산이 아시아 미식의 새로운 허브로 자리 잡고, 장기적으로 부산에서 선정 식당이 배출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발은 시작됐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부산시 미식관광 팸투어에서 그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 참석 차 서울을 찾은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일본과 홍콩·마카오 지역 의장, 2021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1위에 선정된 홍콩 식당 더체어맨의 셰프 등과 함께 자갈치시장 해산물부터 미쉐린가이드 선정 식당까지 미식 현장을 체험하고, 미식 산업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최 의장은 2년 임기 동안 시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제행사와 연계한 미식 행사와 글로벌 셰프와의 협업 등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특히 그는 셰프들의 역할에 주목한다. “부산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셰프들은 물론 부산 출신으로 세계적인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활약 중인 셰프들도 많아요. 이들의 국제적인 감각과 창의성을 부산의 자산과 연결시킨다면 새로운 미식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정책고문으로서 가장 큰 목표로는 ‘모던 부산 퀴진’ 확립을 꼽았다. “부산만의 독창적인 미식 정체성을 담은 ‘모던 부산 퀴진’을 정립하고, 대표 셰프와 레스토랑을 배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부산을 ‘해양 미식 도시’, 더 나아가 ‘아시아 해양 미식 수도’로 브랜딩해야 합니다.”
최 의장은 정식당 서울 셰프와 스페인 요리과학연구소 알리시아 파운데이션 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는 ‘샘표 우리맛연구중심’의 연구실장이자, 한식 연구와 글로벌 한식 컨설팅 전문기관 ‘난로유니온(주)’ 의장을 맡고 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