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 끌어들이는 국힘 대권주자들… ‘사저정치’ 현실화 하나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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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주자들 ‘윤심’ 경쟁 돌입
보수 지지층 흡수 노림수 해석
중도 확장엔 걸림돌 될 수도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직접 만나 당의 승리를 언급하며 사실상 대선 개입 의사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윤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나 통화 사실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를 ‘사저정치’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윤 전 대통령의 등판이 보수층 결집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중도 확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지사는 1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님을 어제 저녁 한남동 관저로 찾아뵙고, 나라가 무너지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어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승리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면서 “저에게 힘껏 노력해서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사람을 쓸 때 가장 중요시할 것은 충성심’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며 “헌법재판소 판결이 막판에 뒤집힌 것으로 생각하며 매우 상심한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9일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장관직을 사퇴하면서 저를 임명해 주신 대통령께 전화를 드렸고, 대통령께선 ‘고생 많았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출마 여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일 대선 출마 선언을 앞 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도 최근 윤 전 대통령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만난 사실을 밝히며, “윤 전 대통령이 ‘이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해 달라’며 출마를 고려해달라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이 앞다퉈 윤 전 대통령과의 접촉 사실을 밝히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를 사실상 윤 전 대통령의 대선 개입 신호로 보고 있다. 보수 지지층을 겨냥한 영향력 과시 시도로 ‘사저정치’가 현실화됐다는 해석이다.

주자들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부각하는 배경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 이후에도 보수 진영 내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당심과 조직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전직 대통령이 특정 후보들과 공개적으로 접촉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은 당의 중도 확장 전략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헌법을 위반해 파면된 대통령이 선거판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중도층의 반발을 유발할 수 있고, 실제로 당내 일각에서는 이런 흐름이 지지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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