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스형' 기대" "정통성 문제" 한덕수 출마 결단할까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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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덕수 추대론' 연일 부상
여론조사서 단숨에 지지도 2위 기록
한 대행 출마 결심 경우 15일 마지노선
"덕스형 등판 기대" "대행 역할이 중요"
당 안팎 갑론을박 이어져…한 대행은 '침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해외파병 중인 청해부대 44진 부대장 권용구 해군 대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해외파병 중인 청해부대 44진 부대장 권용구 해군 대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안팎에서 이른바 '한덕수 추대론'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당내에선 한 대행 출마를 견제하는 목소리와 함께 "시대 요구를 외면 말라"는 출마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한 대행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국민의힘 대권 주자 상위권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그의 결심에 정치권 이목이 집중된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의 시작인 셈이다. 현재 한 대행을 제외하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대진표는 윤곽이 드러난 상황이다. 앞서 황우여 당 선관위원장이 한 대행 출마론에 대해 "특혜는 없다"고 강조한 만큼, 한 대행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15일 내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정치권에선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여론은 한 대행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P))한 결과, 이 전 대표는 48.8%를 기록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0.9%를 얻어 2위를 기록했으나 직전 조사 대비 5.4%P 하락했다. 관건은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한 대행이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8.6%로 3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에 당내 한덕수 차출론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대행은 한동훈 전 대표는 물론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도 앞섰다. 한 전 대표는 6.2%, 홍 전 시장은 5.2%,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3.0%를 기록했다. 한 대행은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선 김 전 장관 지지율이 32.7%였고, 한 권한대행 19.2%, 한 전 대표 16.1%, 홍 전 시장 13.7% 순이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6주년 기념식 뒤 떠나며 우원식 국회의장 쪽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6주년 기념식 뒤 떠나며 우원식 국회의장 쪽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행의 인물 경쟁력과 이같은 여론 호응에 당내 한덕수 추대론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대행은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이미 우리 당의 정말 많은 의원께서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했다. 역사적 소임 앞에 한 대행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2025년 대한민국 대선도 경제가 화두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면서 "'덕스형'의 등판이 기대되는 이유다.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한다) 이재명은 안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지난 11일 당내에서 제기되는 한 대행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우리 당의 경선에 많이 참여하는 것은 컨벤션 효과도 높이고, 국민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돼 나쁘지 않다.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한덕수 추대론에 대한 당내 비판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에서 "한 권한대행이 그만두면 또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며 "정통성 측면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위해 그만둘 경우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측도 "국정 안정의 책임이 있는 한 권한대행은 출마할 수가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한 대행을 향한 의원 지지 규모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당 일각에서 국가 비상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 중인 한덕수 총리마저 흔들고 있다"며 "제가 아는 한 총리는 언제나 분별 있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분이다. 그런 분을 흔들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도 "한 권한대행이 지금 하는 일은 중차대한 일"이라며 "관세 전쟁 속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는 역할을 해야 하고, 대행으로서 역할에 집중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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