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로 부산을 가치 있게!] “이주아동과 1인 가구를 위한 지원 노력은 부산의 미래 위해 더 확대돼야 합니다”
(3) 이주민과함께 정지숙 상임이사·부산진구종합사회복지관 성경림 복지사업팀장
비영리민간단체 이주민과 함께 정지숙 상임이사. 부산사랑의열매 제공
부산사랑의열매는 사회적 돌봄 강화를 목표로 시민단체 이주민과 함께와 ‘이주아동 보육지원사업’을, 부산진구종합사회복지관과는 ‘1인 가구 돌봄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단체 담당자들로부터 사랑의열매 지원사업의 효용성에 대해 들어봤다.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유학생, 난민 등 여러 목적으로 해외에서 부산으로 이주한 외국인의 인권 증진과 문화 교류 활동을 하고 있는 비영리민간단체, 이주민과 함께 정지숙 상임이사는 2023년 3월부터 부산사랑의열매와 손잡고 ‘이주아동의 위기환경 극복을 위한 성장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정 이사는 “2013년부터 시행된 전면 무상보육 정책에서 외국 국적 이주아동은 지원을 배제 당하고 있다”면서 “이주노동자 등은 한국 사회와 경제에 기여하고 있지만 국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종 차별의 대상이 되는데, 보육료 지원 배제는 가장 대표적인 차별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주아동이 어린이집에 다닐 경우 매달 40만~50만 원의 보육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대다수 이주노동자들은 맞벌이가 아니면 생계가 어려운 상황인 탓에 보육료 지원 배제로 인한 문제는 꽤 심각하다. 그는 “맞벌이 이주노동자는 자녀를 홀로 방치하거나, 일터에 데려가거나, 자격이 검증되지 않은 이웃에게 맡기거나, 부모와 떨어져 본국으로 보내고 있다”면서 “동등한 보육료 지원은 이주민 가족의 해체를 막고 보육 사각지대를 줄여 아이들이 안전하게 크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민과 함께는 부산사랑의열매 지원금을 받아, 부산 거주 이주민 자녀 중 만 6세 이하 아동의 보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2023년 첫해에 20명, 이듬해 25명에게 보육비를 지원했고, 올해도 30명의 이주아동에게 월 30만 원씩 1년간 보육비를 지원한다. 정 이사는 “첫해 72명, 2024년에 80명, 올해는 119명이 지원했는데, 호응이 큰 반면 예산이 예산이 넉넉치 못해 신청하는 모든 아이들을 도울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취약계층 아동이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받게 되면 아동 인권 사각지대를 줄이는 동시에, 이주아동과 가족들이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관계를 맺고 적응, 성장할 수 있다”면서 “이주민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 차원에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정 이사는 또 “보육비 지원 과정에서 베트남에서 이주한 싱글맘 가정의 다섯 살 자녀가 자폐 성향을 가졌다는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고 재활교육을 받게 한 사례가 있었다”며 “의사소통 불능과 과잉 행동을 보여 여러 차례 전문가 상담을 진행하고 아동발달센터와 함께 감각통합재활, 행동인지재활 등 치료를 받도록 지원한 결과, 자폐 성향이 많이 좋아졌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주아동 보육지원사업이 인구소멸을 겪으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는 부산에서 꼭 필요하고 반드시 확대돼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이주노동자의 가장 큰 고민으로 꼽히는 자녀 보육 및 교육 문제를 보육료 지원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한다면 보다 많은 이주민들이 부산에 정착해 일하고 생활하며 도시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의미다.
부산진구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업팀 성경림 팀장. 부산사랑의열매 제공
부산진구종합사회복지관은 부산사랑의열매 지원으로 1인 가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22년 8월부터 2025년 7월까지 3년간 1인 가구 지원사업 ‘더하여 함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이 사업을 주도한 복지사업팀 성경림 팀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비대면, 개인주의적 사회 분위기가 확산하며 1인 가구가 늘어났고 부산진구 또한 사회적 고립 1인 가구가 많다고 보고 이들을 지역과 연결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 팀장은 부산진구 내 부산진구종합사회복지관, 다사랑복합문화예술회관, 부산진구자원봉사센터, 부산진구정신건강복지센터와 뜻을 모아, 사회적 고립 1인 가구를 지역사회와 연결시키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덕분에 지역 주민들이 1인 가구에 대해 갖는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공동체 정신을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성 팀장은 또 우울증과 공황장애, 정신질환을 앓으며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고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는 20대 청년의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과거 가정폭력, 알콜 중독, 방임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어머니가 가출한 뒤, 아버지와 고시원 생활을 하는 20대였는데, 사회복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방문해 독려했지만 불규칙한 수면 습관 탓에 참여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우연히 조부모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어르신들 중 1인 가구 발굴단으로 활동하는 분과 이어지며 마음을 열고 사회복귀 프로그램에 참여해 5년 만에 처음으로 타인과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회적 고립 1인 가구 지원은 물질적인 지원이나 서비스로만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복지기관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지역 주민, 소상공인, 공공기관, 민간기관이 연계해 1인 가구와 느슨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더불어 “3년간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1인 가구 개인의 욕구와 상황에 맞게 연결되는 관계망을 찾아, 느슨하게 관계를 유지하다보면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와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