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립박물관, 전시형 수장고 건립 본격화
최근 전시형 수장고 건립 위해 용역 발주
용역은 건립 위치, 규모, 사업비 등 파악
타당성 조사와 함께 실시설계도 포함돼
문체부 사전평가 통과하면 공사 들어가
경남 양산에 시립박물관에 이어 창고처럼 유물만 보관하지 않고 방문객들에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전시형 수장고’ 건립이 본격화한다. 양산시립박물관 건립 이후 해마다 1000여 점 이상의 유물이 유입하면서 수장고 수장률이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양산시와 시립박물관은 9600만 원을 들여 ‘전시형 수장고 건립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용역에는 전시형 수장고의 건립 위치와 건립 규모, 공간구성 계획이 포함된다. 사업 타당성 분석도 진행된다. 전국의 전시형 수장고 건립 현황과 필요성, 목표 등 정체성·기술적 분석, 총사업비와 운영비를 산출한다.
기본 계획도 수립된다. 전시형 수장고의 시설 배치와 공간 규모 계획, 공사 기간, 전시 개편 계획 등이 들어간다. 전시형 수장고의 조직 구성과 실시설계도 진행된다.
양산시와 시립박물관은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화체육관광부에 타당성 사전평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용역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로 내년 상반기 중에 나온다.
문체부는 지역별 문화시설의 불균형을 개선하고 건립 준비 단계부터 개관 운영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2017년부터 사전평가제를 도입·운영 중이다. 문체부는 사전평가 때 법률과 정책, 기술 등의 측면에서 문화시설의 건립 타당성을 살펴보고 입지 조건 등 운영계획을 검토한다. 이렇게 나온 평가는 문화시설 건립을 위한 예산 책정 때 반영된다.
양산시와 시립박물관은 문체부의 타당성 사전평가를 통과하는 2026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7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양산시와 시립박물관이 전시형 수장고 건립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2013년 개관한 시립박물관의 수장고 수장률이 80%를 넘어섰다. 시립박물관 지하 1층에 220㎡와 234㎡ 규모의 수장고 2곳이 설치됐다. 이곳 수장고에는 현재 2만여 점가량의 유물이 보관돼 있다.
그러나 해마다 지역에서 발굴되거나 기증되는 유물, 양산에서 발굴돼 외부 박물관 등에 보관된 유물의 환수 또는 이관되는 유물이 평균 1000여 점을 넘어서면서 현재의 수장고 규모로 4~5년 후 더 이상 유물을 보관할 수 없게 된다.
전시형 수장고는 또 기존 박물관과 떨어져 있어도 문제가 없는 데다 유물 보관은 물론 전시도 가능해 박물관을 하나 더 건립하는 효과가 있는 것도 한몫했다.
앞서 양산시와 시립박물관은 2019년 사송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구석기 시대 유물 등이 대거 출토(1200여 점)되자, 수장고 보관의 어려움으로 사송신도시 내에 유물전시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이후 시립박물관 측은 기존 수장고의 수장대를 늘리는 방식으로 수장률을 높여왔지만, 현재는 더 이상 수장대를 늘릴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신용철 시립박물관장은 “수장고 건립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올해부터 수장고 건립 추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