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운영 종료 앞둔 수정산터널, 통행료 무료화 유력
매년 운영사에 수백억 원 지급
2027년 4월 민간 운영 종료
다음 달 시의회 통과 땐 확정
부산시설공단 통해 직영 추진
교통난 해소, 물류비 절감 기대
부산 동구 좌천동과 부산진구 가야동을 잇는 수정산터널의 통행료가 민간 운영이 종료되는 2027년 4월 이후 무료화될 전망이다. 부산일보DB
부산의 대표적인 유료 터널인 수정산터널이 오는 2027년 무료 전환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2002년 유료도로로 운영된 뒤 25년 만이다.
27일 부산시에 따르면 ‘수정산터널 민간투자사업 추진방식 결정 동의안’이 26일 시의회에 상정됐다. 이 동의안은 2027년 4월 18일 민간 운영 종료 이후 수정산터널 통행료를 무료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다음 달 4일부터 열리는 제329차 부산시의회 정례회에서 동의안이 통과되면 수정산터널 통행료 무료화는 확정된다. 현재 수정산터널 통행료는 경차 500원, 소형 1000원, 대형·초대형 1500원이다.
수정산터널은 부산 도심의 수정산을 관통해 동구 좌천동과 부산진구 가야동을 연결하는 2.35km 구간의 왕복 4차로 터널이다. 2001년 12월 개통돼 이듬해 4월부터 통행료를 받기 시작했다. 사업 시행자는 수정산투자(주)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부산시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협약에 따라 사업 시행자에게 매년 100억 원에 달하는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최소운영수입보장이란 민간사업자가 시설 운영으로 얻은 이익이 최소 보장 금액에 미달하면 지자체에서 그 차액을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부산시가 민간사업자에게 최소운영수입보장 명목으로 지급한 지원금은 79억 원, 명절 통행료 면제에 따른 보전 등을 합산하면 119억 원에 달한다.
부산시는 현재 수정산터널의 시설을 유지한 채 별도의 차로 증설 없이 부산시설공단이 위탁 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수정산터널은 무료화 이후 통행 차량이 늘어 2030년까지 일시적으로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후 다시 통행량이 줄어 현재 2차로인 차로 증설은 불필요할 전망이다.
수정산터널과 마찬가지로 유료로 운영되던 백양터널은 올해 1월 무료화됐다. 하지만 터널을 왕복 7차로로 확장하는 신백양터널 사업이 완료되는 2031년부터 다시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면서 통행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수정산터널 무료화로 대형 컨테이너 차량 등의 도심지 진입이 줄어 교통난이 해소되고 물류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2019년 시민단체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운영권 조기 이관 등을 부산시에 촉구했고, 올해 2월 부산진구의회는 통행료 무료화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부산시 건설행정과 관계자는 “동의안이 시의회를 통과해 무료화가 결정되면 시설물 상태를 점검하고 현재 운영사에서 수리와 보완을 마친 뒤 이관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