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전략적 선택 ‘동탄 모델’일까, ‘부산 수영 모델’일까
단일화 사실상 무산 보수 막판 선택 주목
사표 방지 기준이면 김문수로 쏠릴 가능성
패색 짙을 땐 ‘보수 재편’ 이준석 지지 강해질 수도
다만 지지층 이질적, 판세 흔들긴 역부족 관측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두 후보로 나눠진 보수 지지층이 과연 ‘전략적 투표’를 할 것인지, 한다면 어느 쪽으로 표심이 쏠릴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양측 모두 ‘상대 후보를 찍으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며 자신으로 지지를 모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순전히 ‘사표 방지’ 심리로 표심이 움직인다고 전제한다면 김 후보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28일 직전 실시된 대부분의 조사에서 김 후보는 다자 구도는 물론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 가상 대결에서도 이준석 후보를 앞섰다. 대표적으로 <부산일보>가 소속된 한국지방신문협회·에이스리서치 조사(24~25일)에서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후보 지지율을 각각 46.5%, 40.4%, 10.3% 순으로 나타났고, 전날 보도된 <부산일보>·KSOI의 부산 지역 조사(24~25일)에서 가상 양자 대결의 경우, 이재명-김문수 대결은 42.7%대 46.3%인 반면, 이재명-이준석 대결의 경우 42.3%대 30.9%로 이준석 후보의 열세가 뚜렷했다. 특히 두 조사에서 ‘현재 지지 후보를 앞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자가 김 후보의 경우 10% 이하였지만, 이 후보 지지층은 20% 이상이었다.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승리 가능성이 높은 김 후보 쪽으로 막판에 이 후보 지지층 일부가 옮겨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물론 이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은 지난 총선 당시 ‘동탄 모델’을 자신하지만, 반대로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막판까지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실제 투표는 국민의힘 후보로 쏠린 ‘부산 수영 모델’을 따라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부분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단순 합산한 것보다 낮게 나오는 등 지지층 구성이 이질적이라는 점에서 실제 전략적 투표가 이뤄진다고 해도 판세를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어떤 방식이든 패색이 짙다고 판단될 경우, 오히려 이 후보로 표심이 쏠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선 패배 이후 보수 재편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래 지도자 격인 이 후보의 입지를 넓혀줘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전 선거 경험으로 보자면 김 후보로 보수표가 결집할 가능성이 높지만, 계엄과 탄핵, 후보 경선까지 국민의힘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실망이 워낙 큰 상황이라 예상 밖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용된 두 조사(무선 ARS 방식)의 표본오차는 각각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