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거제 기업혁신파크 ‘네이버’ 날개 달까?
변광용 시장, 네이버클라우드 본사 방문
규제 특례·세제 혜택 등 파격 인센티브
“거제는 기업 성장·직원 만족 최적 환경”
경영진 “세부 투자 계획·협력방안 모색”
거제 기업혁신파크 조감도. 거제시 제공
경남 거제시가 ‘앵커기업’이 없어 하세월인 ‘기업혁신파크’ 정상화에 고삐를 죈다.
국내 최대 포털 서비스 기업인 네이버 핵심 계열사를 유치해 답보상태인 프로젝트에 가속도를 붙인다는 복안인데,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1일 거제시에 따르면 변광용 시장은 최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클라우드 본사를 찾아 투자 유치와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로 국내 최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으로 손꼽힌다.
변 시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혁신파크 비전과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규제 특례, 세제 혜택 등 파격적인 투자 인센티브와 전방위적 행정지원 약속했다.
그는 “거제는 기업이 성장하고 직원이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며 “네이버 클라우드가 가진 기술력과 거제가 보유한 잠재력이 결합하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발전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에 네이버 클라우드 경영진은 “거제시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노력과 비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기업혁신파크가 제공하는 기회와 발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협력 방안을 모색겠다”고 화답했다는 게 거제시 설명이다.
거제시는 네이버 클라우드를 시작으로 국내외 유망 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유치 활동을 펼쳐 기업혁신파크를 IT와 디지털 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달 28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NHN클라우드’ 본사를 찾아 투자 유치와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거제시 제공
기업혁신파크는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을 근거로 지역에 투자하는 앵커기업 주도로 산업과 관광, 주거와 교육 등 자족 기능이 복합된 혁신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기존 기업도시 지원 혜택에다 △개발 면적 50% 이상 소유 시 토지수용권 부여 △주 진입도로 설치비 50% 지원, △법인세 감면(사업 시행자 3년 50%, 2년 25%, 신설·창업 기업 3년 100%, 2년 50%) △국·공유재산 임대료 20% 감면 △유치원·대학교 외국교육기관 설립 허용 △건축 특례(건폐율·용적률 국토계획법 1.5배)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거제는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 공모에서 1호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개발 예정지는 장목면 구영리·송진포리 일원 171만㎡다. 기존 장목관광단지(125만㎡) 47만㎡를 확장한 형태다. 의료·바이오, 정보통신기술, 문화예술 등 3대 산업 중심 기업도시를 밑그림으로 그렸다. 추정 사업비는 1조 5000억 원이다.
거제시와 경남도는 이를 토대로 늦어도 올해 1분기 중 개발·실시계획을 통합한 사업계획안을 마련해 국토부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사업계획은 관계 기관장 협의와 환경·교통·재해 등 각종 영향평가, 주민·전문가 공청회를 거쳐 국토부 도시개발위원회 심의에서 확정된다.
이후 2026년 첫 삽을 떠 2030년까지 상부 주요시설 설치를 완료해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2조 5000억 원 생산유발에 1조 원 부가가치 유발, 1만 6000여 명 고용 효과, 연 450만 명 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거제 기업혁신파크 위치도(왼쪽)과 구상안. 거제시 제공
하지만 정작 구심점이 될 앵커기업이 없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 재정 지원이 전무해 조 단위 자금을 오롯이 기업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너무 안좋은 데다, 불확실성도 커 대기업도 투자를 꺼리고 있다”면서 “당장은 참여 기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거제시도 로드맵을 수정했다. 전체 계획을 1년씩 미뤄 올해 하반기 통합개발계획 신청, 내년 하반기 승인, 2027년 착공,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당분간 투자 유치에 집중한다.
거제시 관계자는 “기업 활동에 적합한 최적의 인프라와 워라밸을 중시하는 정주 여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미래형 혁신 공간으로 구상 중”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혁신 성장 거점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