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그룹 ‘디지털금융 전환·해외시장 진출’에 미래 걸었다
4월 IT 실행전략 컨설팅 착수
최근엔 유럽 글로벌 은행 참관
카자흐 내 국내 첫 은행법인 설립
해외 기업설명회도 적극 개최
BNK부산은행과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 13일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에서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디지털 서비스 개발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BNK부산은행 제공
“디지털을 도구로, 세계로 무대를 확장한다.”
인구와 산업, 자본시장 규모가 수도권에 비해 절대적 열위에 있는 지방은행이 디지털금융과 해외금융에 사활을 걸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디지털금융으로의 체질 전환과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지방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제금융허브도시 부산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지방금융인 BNK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디지털금융으로의 체질 개선
BNK금융은 지난 4월 ‘IT 미래 발전 방향 및 실행전략 수립’ 컨설팅에 착수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 중장기 전략 과제로 디지털 금융 경쟁력 제고를 설정하고, 최근 전략기획부를 비롯한 실무진들이 스페인을 다녀왔다. 유로존 최대 금융 그룹이자 거대 글로벌 금융 기업인 산탄데르 은행과 카탈루냐 지방에서 시작해 스페인 3대 은행으로 성장한 카이샤은행으로부터 디지털 전환,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서였다.
BNK금융 관계자는 15일 “산탄데르 은행은 본사는 스페인에 있지만 자산 2700조 원, 당기순이익 20조 원에 이르는 유럽 최대 은행이자, 라틴아메리카의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글로벌 은행”이라면서 “카이샤 은행은 스페인 내 리테일(소매금융) 1위 은행으로, 두 은행 모두 디지털에 강점이 있고 BNK금융이 확장하고자 하는 방향성과 맞아 실무참관을 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소매 영업을 위한 고객 만족, 디지털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어떻게 균형 있게 이뤄나가는지를 보고 실무협의도 하고 왔다는 게 참관단의 설명이다.
현재 전 세계가 AI(인공지능) 기반 디지털금융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BNK금융은 앞으로 지방은행이 살 길은 ‘디지털 전환’에 있다고 보고, 조직 체계 또한 디지털 중심으로 전격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 BNK금융은 디지털영업센터와 IT기획본부, 비대면고객부를 신설하고 지난 4월에는 디지털 전문가인 전성표 고객경험(CX) 혁신단장을 비롯한 외부 전문가들도 적극 영입했다.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모바일로 간단히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BNK금융의 목표다. 실제 건당 100만 원 미만의 계좌 이체는 기존 3단계 인증에서 1단계로 간소화됐는데, 거래 안전성 확보는 이체 시간, 빈도, 금액, 패턴 등을 딥러닝한 AI가 대신한다.
■지역금융 노하우로 세계 진출
글로컬(Global+Local) 은행을 위한 해외시장 진출도 가속화한다. BNK금융은 이달 중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최초의 현지 은행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BNK금융은 “2018년 진출한 BNK캐피탈 카자흐스탄 소액금융법인을 은행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한국계 금융사 최초의 은행 전환 사례인 만큼 성공적인 전환이 되도록 전문인력 현지 파견 등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 인허가를 위한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고 업무별 전산과 업무 프로세스 구축은 이미 완료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BNK만의 차별화된 영업모델로 카자흐스탄 은행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캐피탈사 최초로 2014년 미얀마에 진출한 BNK캐피탈은 미얀마 소액금융 시장도 주도하고 있다.
BNK금융은 현재 중국과 인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9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미안먀, 캄보디아, 라오스 등 6곳에 현지법인이 있고, 중국 칭다오와 난징, 베트남 호치민에는 지점이 있다. 또 베트남 하노이와 인도 뭄바이, 미얀마 양곤에는 사무소를 갖고 있다.
BNK금융은 “글로벌 진출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중장기 전략 재설정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면 지금부터는 진출한 국가별로 차별화된 전략 수립을 통해 현지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칭다오와 난징, 호치민에 있는 부산은행 지점에서는 기업대출뿐 아니라 CIB(기업·투자은행), 신디케이트론 등으로 영업 분야를 확대한다.
‘지역 기반 초일류 글로컬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내건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최근 싱가포르, 홍콩, 미국, 영국 등에서 해외 IR(기업설명회)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