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존재감 약한 국힘 부산 국회의원 지역 발전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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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당 눈치보며 자리 보전 급급 민심 괴리
정책·조직력 갖춘 리더십 효능감 입증해야

국민의힘 부산시당 모습. 부산일보DB 국민의힘 부산시당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국민의힘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국힘은 부산에서 17석의 지역구 의석을 가져 1석에 불과한 더불어민주당을 압도하는 일당 독점 체제다. 지역 유권자들이 이른바 ‘텃밭’을 자처해 가며 지지한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 중앙 정치권에서 지역 정치인의 활약을 보기 힘들다. 국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부산 4선 이헌승 의원이 16표밖에 얻지 못하고 탈락한 게 상징적 사례다. 부산 의원의 낙선은 개인 경쟁력 부족이 아니라, 부산 국힘의 집단 무기력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2010년 김무성 원내대표 이후 경쟁 없는 온실에서 안주한 결과다. 중앙당에 동원되는 존재로 전락했다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대목에서 지역 유권자들은 참담하다.

부산 국힘은 산업은행 이전이나 대체거래소 유치와 같은 지역 현안에 뒷북을 치거나 굼뜨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상대당 공약이긴 해도 해양수산부 이전 이슈에도 기민하지 못했다. 정책 제안과 예산 확보, 현안 해결에서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반복됐는데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경남의 최형두 의원은 대선에서 패배하자 “당론이라는 이름 뒤에 숨었고, 당 지도부의 결정 뒤에 숨었다”는 반성문을 냈다. 지금 부산 국힘이 처한 안타까운 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 부산 국힘은 몸집은 크지만, 책임감과 실천력이 결여돼 유권자들이 바라는 효능감과 괴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의 대변자가 되겠다던 약속과 멀어진 것이다.

부산 국힘은 중앙 정치에서 영향력이 하락하고 당내 리더십에서도 비켜나면서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중앙당이 공천을 좌우하며 중진 물갈이를 반복한 탓에 줄서기를 통한 ‘자리 보전’에 급급하는 타성이 굳어진 것이 꼽힌다. 그 결과 지역 정치권은 제 목소리를 낼 엄두를 못 내고 중앙당 논리를 답습하기 일쑤다. 당연히 지역 민심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 누적된 실망감은 지지를 거둬들이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힘 지지율은 전국 21%로 대선 이후에 급락했는데, 특히 부산·울산·경남에서는 평균보다 높은 26%를 기록했지만 37%의 민주당에 역전당했다. 지역을 외면한 데 대한 지역민의 경고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선거 구도에 안주해선 미래가 없다. 유권자 지형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면 중앙정치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정책 역량과 조직력을 겸비한 실질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부산 국힘이 ‘자리 보전’에 급급하며 중앙당 눈치보기에 열중한다면 국회의원으로 일할 기회는 더 이상 없다. 지역 발전에 되레 걸림돌일 뿐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심판으로 분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산 정치권에서 일당 독점 구도인 국힘의 어깨가 무겁다. 부산 발전 전략을 주도하는 환골탈태는 국힘을 위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부산을 위한 것이다.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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