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대전환…2030년 에너지고속도로 첫 개통 ‘속도전’
산업부, 국정기획위 업무보고
'RE100 산단' 조성 추진 본격화
서해 HVDC 송전망 건설 8조원대
해상풍력·ESS까지 수백조원 시장
재생에너지·원전 '상호보완·공존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제2분과의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분야 핵심 공약인 '에너지 전환을 기반으로 한 산업 업그레이드' 실현을 위해 정부가 2030년까지 '제2의 경부고속도로'에 비유되는 '에너지고속도로' 개통에 속도를 낸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기로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전기 특구' 격인 RE100 산단 조성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본격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정부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정기획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업무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이날 보고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될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의 2030년께 첫 개통 목표 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총력 대응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흔히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핵심 클러스터인 호남권 생산 전기를 핵심 수요지인 수도권으로 나르는 초고압직류송전(HVDC)망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송전망을 비롯한 전력계통 부족은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확충에 핵심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나온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상으로 2023년 30GW(기가와트)이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을 2038년에는 4배 수인 121.9GW로 확대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연평균 7GW의 재생에너지를 보급해야 한다. 그러나 현 추세대로라면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집중된 호남권 생산 전기를 수도권 등 수요지로 나를 특단의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38.6GW인데 이 중 약 20%인 7.1GW가 광주·전남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 이 사업은 한국 산업화의 원동력이 된 '제2의 경부고속도로'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 대통령은 공약으로 2030년 서해안에 우선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이를 남해안, 동해안으로까지 넓혀 2040년에는 전 국토에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가 놓이게 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한편, 대규모 신규 계획 개발이 가능한 해상풍력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앞서 정부는 2030년까지 우선 약 14GW 규모의 해상풍력 설비를 도입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산업부는 주민 수용성 개선을 위한 이익 배분 제도 활성화,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 단지 공동 접속 설비 대상 선제적 전력망 투자 강화, 공공주도형 해상풍력 시장 확대, 국내 풍력발전 소부장 공급망 강화 등 방안을 이번 보고 내용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협력사들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을 요구 중인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RE100 산단을 조성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 경기 남동부에는 RE100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예고된 전남 RE100 산단도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산업부는 산단 내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대형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와 수요 기업이 가상 방식으로 전기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PPA(직접구매계약) 활성화 등 제도 활성화를 통해 기업들의 RE100 수요를 뒷받침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수반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 구축에도 수십조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11차 전기본상으로 2038년까지 총 23GW(기가와트)의 ESS 설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여기에 약 40조원 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실용 정부'을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합리적 공존'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접근하고 있어 산업부는 이번 보고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실현 방안에 방점을 두면서도 '합리적 에너지 믹스' 차원의 원전 활용 방안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