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미영 국회부산도서관장 “도서관은 제 삶과 정치 인생 관통한 거대한 산맥”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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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부산대 도서관 사서 근무
금정구서 도서관 운영, 정치 입문
특별한 이력으로 첫 공채 관장 돼
시민 친화적 문화 공간 자리매김

지난달 30일 오후 부산 강서구 국회부산도서관 관장실. 지난 4월 국회부산도서관 관장으로 취임한 정미영 관장은 “활과 시위처럼 자신과 도서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도서관은 제 삶은 물론 정치 인생까지 관통한 거대한 산맥과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1988년 부산대학교 도서관학과를 졸업한 정 관장은 같은 해 부산대 도서관에 사서로 첫 직장을 가졌다. 유년 시절부터 이웃집을 찾아가 전집을 읽는 등 독서가 행복이었던 그에게는 사서가 꿈의 직장이었다. 그는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모든 것이 정리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첫 직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듬해 출산으로 사서를 그만둬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육아휴직이란 게 익숙한 문화가 아니었습니다.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서관과 인연은 끊길 듯 계속 이어졌다.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 년간 금정구의 한 공동주택에 있는 작은 도서관을 운영했다. 자신의 것도 아니었지만, 책을 닦고 진열하면서 공간을 키워나갔다. 작은 도서관은 이내 마을체육대회, 독후감 대회 등 마을을 잇는 거점 공간이 됐다.

정 관장이 처음으로 정계에 진출한 것도 이맘때였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이 그를 지역 정치인으로 추천한 것이다. 도서관이 정치인 정미영의 ‘모체’인 셈이다. 정치인 정미영은 2018년 금정구 구청장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사서, 정치인, 구청장까지 제 인생의 궤적에서 도서관이 없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이력은 첫 공채 국회부산도서관장이 되는 데 큰 힘이 됐다. 사서 경험이 있는 데다 의정 활동 경험까지 있어, 의정 정보를 지원하는 국회도서관 역할에 안성맞춤이었다. 또한 구청장으로 거대 조직을 운영한 경험도 도움이 됐다.

“국회도서관의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방의회,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의정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 되고 싶습니다.”

정 관장은 앞으로 2년 정도 남은 임기 동안 국회, 지방의회와 부울경 시도민이 국회부산도서관을 징검다리 삼아 교류할 수 있도록 역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회부산도서관 지방의정 뉴스레터, 찾아가는 지방의정 등으로 지방의회가 주민과 지역이 원하는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시민 친화적인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5월 15일 기준으로 2022년 3월 개장 이후 국회부산도서관 누적 방문객 수는 120만 명을 돌파했다. 자유로운 공간과 쾌적한 독서 환경 덕분이다. 국회부산도서관은 향후에도 음악회, 영화상영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주민들과 더욱 가까워지는 공간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국회부산도서관이 국회문화행정 지방 분산의 첫 번째 모델입니다. 이곳이 성공해야 두 번째 ‘국회○○도서관’이 나올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관장 책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사진=정대현 기자 jhyun@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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