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거꾸로 간다] 이재명 정부 노인 공약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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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수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지금 최고 수준의 노인 인구 증가율 경로를 지나고 있다. 2020년 820만의 노인 인구는 2030년 1300만이 돼 증가율이 무려 58.3%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다. 부산의 노인 인구 증가율은 전국 추세보다 10년이 빨라 이미 2010년대 74.7%나 증가했다. 이런 측면에서 노인 정책은 고령화가 심각한 부산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다음 달 중순 전에 국정기획위원회 중심의 국정과제 발표가 예상돼 이른 감이 있지만 선거 때 밝힌 공약집으로 이재명 정부의 노인 공약을 살펴보자. 첫째, 노후소득 보장과 관련해 일하는 고령자의 국민연금 감액 개선, 기초연금 부부 감액의 단계적 축소, 주택연금제 확대가 들어 있고, 둘째 사회활동 참여와 관련해 정년의 단계적 연장, 퇴직연금 지원 강화, 노인 일자리 확대, 어르신 패스(대중교통 이용 지원), 문화 패스나 스포츠 활동 지원, 실버여행 지원 등이 있다. 셋째, 주거 정책과 관련해 생애주기 맞춤형 공공임대 공급 확대, 고령자 복지주택 확대, 대규모 은퇴자 거주시설 조성, 대학 연계 은퇴자 공동체 도입 등이 있고, 넷째, 생활 안전과 관련해 치매·장애 어르신 재산의 공공신탁제 도입, 시니어 디지털 금융 교육 등이 들어 있다.

고령자 국민연금 감액 개선, 정년 연장, 공공신탁제 등은 그동안 현장과 전문가 등이 제기해 왔던 내용으로 정책 추진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는 나름의 중요성이 있겠지만 대통령 공약의 무게감으로는 다소 약하고 이전 정부들의 연속적 내용이 다수를 이룬다. 다수 공약이 아직 구체성이 미흡해 다음 달 발표될 내용에 기대를 건다.

국민주권정부를 천명한 만큼 노인 주권의 관점에서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첫째, OECD 최고의 노인빈곤율과 2030년부터 본격화될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정년 연장(혹은 폐지 또는 계속 고용)과 고령자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법적 정년 60세와 연금 수령 연령(현재 63세로 2033년까지 65세) 간 소득 절벽에 잘 대처해야 하고, 나아가 더 좋은 일자리에서 더 오래 머물러 더 안전한 노후가 되도록 정책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둘째, 재정은 중앙정부, 기획과 공급은 지방정부가 책임을 지는 실질적 노인 돌봄 자치분권화가 이뤄져야 한다. 셋째, 단순히 돈과 서비스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노인이 주민과 함께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를 만들어가도록 노인과 동네의 역량을 키우는 사업을 설계, 추진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보편적 기본 사회의 틀은 생활복지정책에 중요한 브랜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면한 고령화의 덫을 지혜롭게 풀어내는 보편적 기본 사회 정책이 추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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