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민에게 다가갈 무료 법률 상담 등 다양한 활동 계획” 김치곤 부산법무사회 회장
등기 사건 급감에 경제 상황 열악
사건 수임 늘리기 위한 대책 절실
법무사 권리 지킬 제도·정책 마련
회원 간 소통 강화 등 책무도 막중
“사건이 많이 줄어 법무사들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료 상담 등으로 다양한 업무를 알리고, 부당한 부분은 개선하려 합니다.”
지난 17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법무사회관에서 만난 김치곤 부산법무사회 회장은 “난국을 헤쳐나가는 게 책무”라고 말문을 열었다. 올해 5월 정기총회에서 임기 3년인 신임 회장에 선출된 그는 “법무사 회원들과 소통을 늘리고, 다양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태고, 은행권 대출 규제도 많아 사무실 운영이 어려운 법무사가 많습니다. 법무사 업무 중 70~80%인 등기 사건마저 많이 줄어든 게 현실입니다.”
김 회장은 부산 경제 상황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법무사 업무 환경이 열악해졌다고 진단했다. 법무사 약 550명이 부산법무사회에 등록된 상태인데, 전반적으로 위기라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법무사 업무 분야가 다양한 만큼 우선 사건 수임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여건을 개선해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 합니다.”
그는 우선 지자체, 공기업, 전통시장 등과 업무 협약을 추진해 무료 상담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법무사가 가사, 성년후견, 파산, 회생, 가압류, 가처분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점을 많은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예산을 마련해 행정복지센터 등에 법무사를 일정 시간 파견하는 방안 등도 고민 중이다. 현재 부산법무사회는 부산지법과 동부지원에서 무료 법률 상담을 진행 중이고, 부산전세피해상담지원 공익법무사단이 전세 피해 무료 상담도 하고 있다.
“법무사 보수가 인상이 돼도 현실에선 반영이 제대로 안 되고, 다른 지역 법무사들이 지역 사건을 쓸어가기도 합니다. 불합리한 부분은 개선을 요구하고, 새로운 대응책도 준비하겠습니다.”
김 회장은 법무사 보수가 지난해 9월 인상됐지만, 공기업이나 금융권에서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는 점도 언급했다. 지역 공기업과 은행에 법무사들의 어려운 실정을 알려 인상된 보수를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지역에서 부산 재개발·재건축 현장에 접근해 사건을 ‘싹쓸이’하는 사안도 막을 적절한 대안도 고민하고 있다.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는 고발할 계획도 있다.
“법무사 권리를 지킬 실질적 제도나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려움을 타개할 실질적 방안을 찾도록 애쓰겠습니다.”
그는 부산 법무사를 위한 부산시 조례 마련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용역 사업 등에 부산 소속 법무사가 가점을 받는 내용 등을 반영하는 게 목표다. 업체 선정 배점표를 표준화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선정 과정에서 자본이 많은 다른 지역 법무사들에게 유리한 조항을 제시할 때가 빈번한 점을 고려했다.
“예산을 마련하면 시민에게 다가갈 더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려 합니다. 상황이 열악해도 회원들과 단합하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 회장은 부산법무사회 업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도 고민과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2021년부터 부산법무사회 부회장을 3년간 지냈지만, 회장으로서 새로운 일의 무게를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법무사가 되기 전 법원에서 30년간 근무한 그는 부산지법 서부지원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부산 법무사들을 대표하게 된 그는 “서로 위로하면서 위기를 타개하도록 하겠다”며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