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녀가 동성애자라면'...부일시네마 8월 상영작 ‘딸에 대하여’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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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사랑하는 <부산일보> 독자를 극장으로 초대하는 ‘BNK부산은행과 함께하는 부일시네마’(이하 부일시네마)가 오는 26일 열여섯 번째 상영회를 개최한다.

부일시네마는 전문가가 엄선한 숨은 명작을 매달 함께 관람하고 감상을 공유하는 행사다. 시즌2의 네 번째 작품은 이미랑 감독의 첫 장편영화인 ‘딸에 대하여’(2024)이다.

이 작품은 성소수자 딸을 둔 중년 요양보호사 이야기를 다루는 독립 영화다. 제36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김혜진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는 딸(임세미)과 그의 동성 연인(하윤경)과 한집에서 살게 된 엄마인 ‘나’(오민애)의 이야기를 그린다. 딸은 동성 연인과 7년을 사귀었지만, 나는 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혼인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딸의 앞날을 걱정하지만, 딸 입장에선 그런 엄마의 시선이 달가울 리 없다.


이렇게 둘은 수시로 첨예한 마찰을 빚지만,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며 점점 변화한다.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계속 다가가며 ‘함께’를 놓지 않는 ‘나’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 결여된 관계와 연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영화는 성소수자 얘기만 다루지 않는다. 요양 보호사이자 가장인 ‘나’ 역시 언제든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약자이고, 그가 보살피는 인지저하증 어르신들도 사회로부터 외면 받는 존재다. 모두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고, 연대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영화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선입견을 현실적으로 그리면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제시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상을 받았고 주인공인 ‘나’를 연기한 오민애는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관객상과 CGK촬영상(김지룡 촬영감독)을,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선 감독상을 각각 받았다. 이미랑은 이 작품으로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신인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오르기도 했다.

지난 5일에는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성평등과 문화적 다양성 관점에서 의미 있는 한국영화인 ‘2025 벡델초이스 10’에 선정됐다.


영화 상영 뒤엔 관람객들끼리 감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시네마’가 이어진다.

부일시네마 상영회는 오는 26일 오후 7시 부산 중구 신창동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부산닷컴 문화 이벤트 공간인 ‘해피존플러스’(hzplus.busan.com)에 접속해 회원 가입을 한 뒤 응모하면 매달 50명을 추첨해 영화관람권(1인 2장)을 증정한다. 응모기간은 오는 19일까지이며, 당첨자는 20일 추첨으로 발표된다.

BNK부산은행이 후원하는 부일시네마는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오후 7시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부일시네마 시즌2는 앞으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명작을 관객에게 소개한다. △‘새벽의 모든’(2024) △‘낙엽귀근’(2020) △‘사랑은 낙엽을 타고’(2023) △‘행복한 라짜로’(2019) △‘크레센도’(2023) △‘타인의 삶’(2007) △‘너와 나’(2023) △‘퍼펙트 데이즈’(2024)가 상영될 예정이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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