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코스피 PBR 10 정도" 답변에 뿔난 '동학개미' 주식 투자자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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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상정된 가운데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상정된 가운데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내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 to Book Ratio)을 "10 정도"라고 잘못 발언한 것을 두고 이른바 '동학개미' 투자자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구 부총리는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우리 코스피 PBR이 얼마인지 아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의 질의에 "10 정도 안 되느냐"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1.0이다. 대만이 2.4, 일본이 1.6이고 신흥국 평균도 1.8"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코스피 PBR은 1배 수준으로, 구 부총리의 답변과 약 10배의 차이가 난다. PBR이 10이 된다면 코스피는 30,000선을 넘어서는 셈이다. 이어 이 의원은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가진 자산보다도 주가가 너무나 못 미쳐서 1.0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구 부총리의 "남북한의 관계도 우리 주식시장의 PBR을 줄이는 큰 요인"이라는 답변에도 이 의원은 "남북 관계가 요인이었던 건 옛날 이야기이다. 우리보다 안보가 더 불안정한 타이완도 자본시장이 훨씬 활성화돼 있다"면서 "우리 주식시장의 진짜 디스카운트 요인은 정부가 일관된 정책 시그널을 주고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구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주식투자 사이트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경제수장이 PBR 10배를 언급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미국 기술주 급락 등으로 코스피가 사흘째 급락세를 타는 흐름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불만이 한층 커진 것으로 보인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B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재 주식 투자자들이 화가 많이 났다. 주식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하헌기 전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 장관의 '답변'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국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는 분이 관련 논의에 대해 너무 헐거운 인식을 드러내니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피 흐름이 본질적으로 미국 증시와 직결된 상황에서 경제부총리의 일부 수치 혼선을 놓고 증시 변수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앞서 구 부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우리 주식시장은 취약한 일반주주 보호,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 등으로 주요국 대비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우리 증시가 활기가 띠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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