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1호기 한때 연기, 발전기 자동정지(종합)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전기공급 장치 부품 고장 추정
한수원, 점검 뒤 재가동 계획
"사고 경위 투명한 공개" 여론

21일 오전 3시 50분께 고리원전 신고리 1호기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부산일보DB 21일 오전 3시 50분께 고리원전 신고리 1호기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부산일보DB

21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신고리 1호기에서 갑자기 난 연기로 터빈발전기 가동이 긴급 중단됐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사고를 화재와 무관한 통상적인 고장으로 보고 있지만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과 그 경과를 시민들에게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부산소방재난본부와 한수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50분께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자력발전소 신고리 1호기 터빈발전기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터빈발전기는 터빈의 회전력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설비다. 한수원은 터빈발전기의 부품인 여자기가 고장 나면서 스파크가 튀었고, 그로 인해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여자기는 터빈발전기가 작동하도록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다.

발전기 보호 신호인 전압 경보가 작동된 직후 터빈발전기는 사고 예방을 위해 자동으로 가동 정지됐다. 여자기에서 나던 연기도 터빈발전기가 가동을 멈춘 이후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어실에 있던 직원이 경보가 작동된 것을 보고 자체 소방대, 외부 소방서에 차례로 신고했다. 신고 직후 소방 차량 24대가 출동했다. 현장에서는 연기 이외에 불꽃은 발견되지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

한수원은 신고리 1호기 터빈발전기가 가동이 멈춘 이후 원자로 출력을 평소의 50~55% 수준으로 줄였다. 발전기가 가동되지 않는 상태에서 원자로 출력을 100%로 유지하면 설비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터빈발전기 고장과 연기 발생 원인 파악을 위해 발전기 전반에 대한 진단에 들어갔다.

원자로 출력을 줄이고 진단에 나섰지만 한수원 측은 이날 사고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지 않기로 했다. 화재 등 중대한 사고로 원안위에 정식 보고되면 정밀 안전 점검과 원인 파악을 위한 조사단이 파견된다. 한수원은 이번 사고가 원안위 보고 대상이 아닌 단순 고장에 해당한다고 보고 자체 점검을 거쳐 발전기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현재 상세 원인을 파악하고 있고 발전소는 안정적인 상태”라며 “작동이 멈춘 터빈발전기는 원자로 등 핵심 시설에 비해 안전에 대한 영향이 비교적 덜하고 현재 전력 생산에도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화재로 이어지지 않은 비교적 가벼운 사안이라 하더라도 추후 닥칠 수 있는 중대 사고에 대비해 한수원이 자체 진단 결과를 공개해 시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핵부산시민연대 박상현 공동집행위원장은 “사고의 경중을 떠나 모든 문제에 대해 ‘괜찮다’는 식으로 대응하기보다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