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해, 인공지능 기반 의료산업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 김종욱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장
지난달 ‘AI 기술사업화 TF팀’ 신설
기술 발굴·성능 검증·사업화 지원
대학·병원·기업·해외기관과 협력
“앵커기업 육성·국비 확보가 중요”
“인공지능(AI)을 빼고는 산업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양질의 데이터가 많습니다. 한국형 AI 모델을 구축해 의료와 접목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 김종욱 원장이 지난달 조직 내 ‘AI 기술사업화 TF팀’을 신설하며 밝힌 소회다. 김 원장은 우선 우리나라 문화와 생활, 사회, 산업, 언어에 적합한 거대 언어모델(LLM)을 만들어야 데이터 주권도 지키고 각종 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원장은 “한국형 AI가 미국 오픈AI의 챗GPT나 중국의 딥시크가 가진 모든 기능을 가질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기능만 갖추면 된다”며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활용하는 AI 기술에 의료를 접목하면 진료, 진단, 치료, 수술 분야까지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명한 의사도 오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들이 평생 대하는 환자가 30만~40만 명이라면, AI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수십만 또는 수억 명의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며 “CT를 확인하거나 암에 대한 정밀 진단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에 AI 기술사업화 TF팀을 신설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AI 기반 의료기기·바이오헬스 산업의 사업화 기획과 지원 체계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각오다.
이 팀은 AI 의료기기 개발기업에 제품개발 R&D, 시제품 제작, 성능 검증, 사업화, 글로벌 인증·수출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한다. 병원이 기술 검증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허브 역할도 해 의사가 환자를 진단·치료하는 데 제품을 사용하고 상용화할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다.
김 원장은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보려면 앵커기업 육성과 국비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어느 정도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앵커기업 유치 또는 육성이 필요하다. 이 기업이 잘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면 국가, 병원, 대학, 기업 등의 참여를 끌어내 AI 의료기기 육성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국비 확보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원장은 AI를 접목하면 장점이 극대화되는 업종으로 의료뿐만 아니라 제조업도 언급했다.
김 원장은 “예를 들어 불량 부품을 걸러낼 때 AI를 활용하면 공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불량품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당연히 원가 절감 효과도 보게 된다”며 “스마트공장과는 다른 개념으로, 불량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과정에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리학 박사인 김 원장은 지난해 4월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에 첫발을 디뎠다. 과거 한국외대 전자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물리학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국비 지원 등을 받은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교육 봉사를 하며 사회에도 보답하려 힘쓴다.
김 원장은 “학창 시절 대학과 국가 장학금을 받았다”며 “나도 어려울 때 혜택을 받았으니까 내가 만난 아이 중 한 명이라도 유능한 과학기술자가 된다면 대한민국이 먹고산다는 마음으로 학교 등을 찾아간다. 우리나라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수출해야 잘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기존 사업에 AI를 접목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면서 “계획대로 사업을 잘 수행해 지역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김해시가 AI 의료기기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