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1박 2일 방문 달갑지 않은 PK 여권
공개 일정 외 맛집·옛 거주지 방문 사실 소개
친문 적자 정계 복귀 후 광폭 행보지만
입시 비리 등 지역 내 부정적 여론 증폭 우려
그럼에도 공개 비판은 자제하는 분위기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25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조 원장은 전날에는 지난해 창당을 선언했던 부산민주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양산으로 이동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연합뉴스
친문(친문재인) 적자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정계 복귀 후 첫 지역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PK)을 훑었다. 그러나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본산인 PK 여권에서는 조 연구원장의 대대적인 복귀 퍼포먼스를 두고 씁쓸한 뒷맛을 호소한다.
조 연구원장은 24~25일 이틀 동안 부산 민주공원,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다시 만날 조국’ 영화 관람,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권양숙 여사 예방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광폭 행보를 펼쳤다. 특히 그는 숨가쁜 일정 속에서도 부산 중구, 경남 마산의 식당 방문 소식과 청소년기까지 거주했던 서대신동 옛 집을 찾은 사실 등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며 PK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조 연구원장의 내년 지방선거 부산 출마설과 연결 짓는 시선이 대다수다. 특별사면 이후 자신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1박 2일 일정으로 PK에 할애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조 연구원장은 부산시장 출마설은 물론 전재수 해양수산부장관이 부산시장에 출마할 경우에 생겨날 부산 북갑의 보궐선거 출마설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여권에서는 그의 행보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영남후보 대망론’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만 조 연구원장의 ‘입시 비리’에 대한 지역 민심이 여전히 좋지 않은 까닭이다.
이처럼 PK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조 연구원장의 행보가 내년 지방선거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우려하면서도 40명의 지역위원장 중 절대다수인 35명이 원외인 까닭에 공개 비판을 꺼리는 분위기다. 정치적 체급이 낮은 만큼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조 연구원장에게 우호적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지지층으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지역위원장은 “범여권 지지층들에게는 정치검찰의 피해자라는 프레임이 유효하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원외 인사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개 비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 범여권 인사들은 개인 SNS를 통해 조심스럽게 조 연구원장에게 자중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전 부산 강서지역위원장인 정진우 전 중소벤처기업공단 글로벌 성장본부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고초를 겪었다는 점에서 조 원장님의 사면 그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면서도 “하지만 저를 비롯한 상당수 동지들과 시민들은 오히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사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무더운 여름이라도 지난 즈음에 ‘사면된 조국 원장은 요즘 뭐하나’하는 궁금증이 국민들 사이에 생겨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49%에서 1% 더 받으려고 피눈물을 흘리며 20년째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는 부산의 동지들처럼 살며시 걸음을 뗐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