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쟁점 법안 드라이브에…부울경 국힘 의원들 필리버스터로 존재감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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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규택 “경영 혼란·외부 공격 우려”
주진우 “성장 저해하는 피터팬 증후군 우려”
최형두, EBS법 반대해 13시간 발언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의 쟁점 법안 드라이브에 야당이 반발하는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의원들이 필리버스터 ‘주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법 개정안 토론에서는 곽규택·주진우 의원이 차례로 연단에 올랐고, 최형두 의원은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반대 토론에서 13시간 넘게 발언하며 주목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 2차 상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기업 옥죄기’ 법안이라고 규정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절차)에 돌입했다. 첫 주자로 나선 곽규택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41분부터 낮 12시 19분까지 2시간 38분 동안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수갑과 족쇄를 채운 상태에서 금메달을 따오라고 할 수는 없다”며 “경영 혼란을 초래해 급속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 대응을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집중투표제와 관련해서는 “다수결의 원리를 훼손하고, 기업 자율성을 무력화시키며, 소수 투기자본이 부당하게 개입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제도”라며 “우리가 가려는 방향은 미국과 일본이 갔다 실패를 선언하고 돌아선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은 기업 수가 미국,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며 “상법이 추가로 개정될 경우 외부 세력의 경영권 공격이 급증하고, 기업 기밀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진우 의원은 필리버스터 마지막 순서로 나섰다. 그는 25일 오전 3시 49분부터 종료 직전인 오전 9시 43분까지 5시간 54분간 발언했다. 주 의원은 “감사위원을 2명 이상 두면 경쟁사가 추천하는 인사가 회사 내부로 들어와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며 “자산 2조 원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성장을 의도적으로 멈추는 ‘피터팬 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부울경 의원들의 필리버스터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형두 의원은 지난 21일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반대 토론에서 13시간 27분 동안 단독 발언을 이어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로서 위헌 가능성도 제기했다.

최 의원은 개정된 방송법 부칙 조항 구조가 1989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국가보위입법회의법(국보위법) 부칙과 유사하고 소급 입법이라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법안은 그대로 시행되면 상당히 큰 위헌의 문제가 있다”며 “또 현재 공영방송 내부에서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공영방송을 좌우하는데도 거기서 왜 고 오요안나 사건과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는지, 민노총 언론에 편성·경영·지배를 맡길 경우 이게 장차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방송 3법이 통과될 경우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5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미국에서 만일 이런(방송 3법) 얘기를 하면 미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국제사회가 ‘저 나라가 언론의 자유를 흔들려고 하는구나’ 이런 의구심을 사기 시작하면 정상회의 때 우리 대통령의 권위도 무너진다”고 말했다.

곽규택·주진우 의원은 지난해 채해병 특검 반대 토론에 나섰다. 박대출·정연욱·신성범·정성국 의원 등도 같은 해 필리버스터에 참여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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