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의료원 실시협약안 체결 눈앞, 2028년 운영 시작
시, 사업 시행자 지정안 가결
도시철도 신평역 인근 300병상
민간투자 방식 20년간 운영권
임대료 등 매년 90억 원 지급
지난 21일 부산시 민간투자심의위원회에서 서부산의료원 건립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의 사업 시행자 지정안이 원안 가결됐다. 시는 조만간 사업 시행자인 (가칭)서부산힐링플래닛(주)과 실시협약 체결에 나선다. 서부산의료원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의 동서 의료 격차를 해소할 첨병으로 꼽히는 서부산의료원 건립 사업이 설립을 공식화한 지 10년 만에 실시협약 체결을 목전에 뒀다. 협약안에 따르면 민간사업자가 의료원 건물을 지은 뒤 20년간 관리 운영권을 갖고, 시는 이 기간 운영비와 임대료 약 90억 원을 매년 지급한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시 민간투자심의위원회에서 서부산의료원 건립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의 사업 시행자 지정안이 원안 가결됐다. 이에 시는 조만간 사업 시행자인 (가칭)서부산힐링플래닛(주)과 실시협약 체결에 나설 계획이다.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은 사업 시행자가 자금을 투자해 시설을 지은 뒤 시설 소유권을 공공에 넘기고, 일정 기간 관리 운영권을 가지며 해당 시설을 사용하는 공공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실시협약안에 따르면, 시는 2028년 서부산의료원이 운영을 시작하면 시설 이용의 대가로 사업 시행자에게 운영비와 임대료를 매년 약 90억 원씩 20년간 지급하게 될 전망이다.
협약상 서부산의료원 건립 총사업비는 2021년 1월 기준 858억 2600만 원이다. 사업 시행자는 건물을 지어 부산시에 기부채납하고, 이후 20년간 시설의 관리 운영권을 갖는다.
부산시는 건물을 병원으로 이용하며 사업자에게 해당 기간 임대료와 운영비를 지급한다. 협약상 임대료는 연평균 약 81억 3200만 원이고, 건물 관리에 따른 인건비 등이 포함되는 운영비는 연간 약 9억 5700만 원이다. 임대료는 총 민간 사업비에 건설 기간 물가 변동분을 고려한 총 민간 투자비의 경상가격을 기준으로, 수익률 4.55%를 적용해 산출됐다. 시와 사업시행자는 5년에 1번 수익률을 조정한다.
부산시는 내달 4일까지 이같은 내용의 실시협약을 예고하고, 시민 의견을 받는다. 이후 사업 시행자와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실시설계를 마치면, 이후 착공에 돌입할 전망이다. 목표 준공 시점은 2028년이다.
부산 사하구 신평동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 인근에 추진되는 서부산의료원은 300병상 규모 공공 종합병원이다.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병원 연면적은 2만 6659㎡에 달한다. 서부산권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공병원으로, 감염병 대응뿐만 아니라 장애인 치과 센터 등 취약계층 의료를 위한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협약이 체결되고 나면 의료법인 설립 등 공공의료기관으로 운영을 위한 제반 사항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2015년 시가 서부산의료원 건립을 공식화한 뒤 10년 만에 사업 시행자 지정, 실시협약안 마련 등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한때 건설 비용 증가로 민간사업자를 찾지 못하기도 했으나, 기획재정부로부터 BTL 사업비 한도액 증액을 이뤄내며 민간사업자가 나타나는 등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부산시 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전문 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위탁해 협상을 진행했고, 사업 시행자가 정부에 승인받은 BTL 한도액인 858억 원안에서 건축하도록 협의했다”며 “다른 지역에서 BTL 방식으로 의료원을 건립한 사례를 참고했으며, (부산시에) 유리하게 협상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