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83일 아기 엎드려 자다 숨져…낮잠 자던 부부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
경찰. 연합뉴스
생후 83일 된 아들을 침대에서 엎어 재워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부가 법정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과실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30대 남성 A 씨는 28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제민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저희의 불찰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처벌을 달게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다만 "일부러 그런 거는 절대 아니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아내 B 씨는 이날 법정에서 공소사실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채 법정에 출석했고 이유를 묻는 정 판사의 질문에 "서민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정 판사는 이번 사건의 특성 등을 고려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임하도록 한 뒤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A 씨 부부는 추석 연휴인 지난해 9월 15일 인천시 미추홀구 주택에서 생후 83일 된 둘째 아들 C 군을 엎어 재워 숨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C 군은 아기 침대에 3시간 동안 엎드린 상태로 잤고, A 씨 부부도 함께 낮잠을 잔 것으로 드러났다.
잠에서 깬 A 씨는 당일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C 군은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검찰은 이들이 C 군을 방치해서 저산소성 뇌허혈증으로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A 씨 부부는 이 사건이 발생하기 2개월 전인 지난해 7월 C 군을 바닥에 떨어뜨린 뒤 곧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혐의(아동학대 혐의)로도 수사를 받았다. C 군은 머리뼈에 금이 가는 상처를 입었는데, 당시 아동학대를 의심한 의사가 이를 신고했었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가 없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당시 둘째 아들을 낳고 '산후풍'으로 손목이 아팠다"며 "화장실에서 아이를 씻기고 나오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한편 B 씨는 2023년 10~11월 첫째 아들(당시 생후 2개월)의 다리를 잡아당겨 무릎뼈를 골절시키는 등 신체적 학대를 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