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현대미포 합병… 방산·마스가 대응력 키운다
27일 이사회서 합병 안건 의결
군함 등 함정 건조 경쟁력 강화
10년 내 방산 연 매출 10조 목표
한미 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가동을 앞두고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조선 계열사 3개 중 2개(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를 합쳤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위)과 HD현대미포 야드 전경. HD한국조선해양 제공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HD한국조선해양이 조선 계열사 3개 중 2개(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를 합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방산 사업을 확대하고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에도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는 지난 27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 합병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통합 출범 시점은 올해 12월이다.
글로벌 1위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과 국내 대표 중형 조선사인 HD현대미포 간 합병은 대형화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 조치다. 주요 경쟁국 중국과 일본 역시 자국 내 1, 2위 대형 조선사 간 합병을 최근 완료했다.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은 방산 분야에서 사업경쟁력을 대폭 높이겠다는 승부수로도 풀이된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마스가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을 앞뒀고 각국의 해군력 강화 움직임이 지속됨에 따라 K방산에 대한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국내 최다 함정 건조·수출 실적을 보유한 HD현대중공업과, 군함 건조에 적합한 독(dock·선박 건조 공간)과 설비를 갖춘 HD현대미포의 합병으로 군함 건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수요가 급증하는 함정 시장을 겨냥, 방산 분야에서 2035년까지 연 매출 1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스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글로벌 함정 신규 시장 규모는 2133척, 약 3610억 달러(약 504조 533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북극권 개발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 역량을 통합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잡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올해 12월 싱가포르에 해외 사업을 담당할 투자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새 법인은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중공업필리핀 등 해외 생산 거점을 관리하고 신사업을 발굴한다.
HD현대미포 주주에겐 존속 회사인 HD현대중공업 신주가 주어진다. HD현대미포 보통주 1주당 HD현대중공업 보통주 0.4059146주가 배정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통합 법인 출범으로 시장 확대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이뤄내 미래 조선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