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부산의 미래 동력으로 키워야”
김현옥 동서대 교수
인구 감소 속 지역 정착 방안 시급
제도 개선·기업 인식 전환 필요
부산의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산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부산 인구는 2015년 390만여 명에서 2025년에는 338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불과 10년 만에 13% 가까이 줄어드는 수치로, 지방 대도시 가운데서도 유례 없는 속도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유학생이 부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매년 전국적으로 3만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으나, 상당수가 졸업 후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른 도시나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부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역 대학이 배출한 유학생 인재들이 정작 부산에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현옥 동서대학교 교수는 “부산은 국제 도시로서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지역 인재로 육성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들을 단기 체류 손님이 아닌, 부산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동반자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외국인 유학생의 정착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복잡한 비자 제도다. 졸업 후 취업을 위해 필요한 비자 발급 절차가 까다롭고, 일정 소득 기준이나 학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재류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김 교수는 “많은 유학생들이 학위까지 마쳤지만, 비자 문제로 인해 한국에서 경력을 시작조차 못 하고 귀국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현행 제도를 유학생 특성에 맞게 개선하고, 일정 학점 이상 이수자나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인증자에게는 보다 간소화된 정착 비자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구된다. 유학생 대상 취업 매칭 프로그램, 지역 산업 맞춤형 진로 컨설팅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산이 강점을 가진 조선·해양, 관광·서비스, IT·콘텐츠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인턴십이나 일 학습 병행 프로그램도 주요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김 교수는 “재학 중 현장 실습 기회를 제공하면 유학생이 산업 구조와 직무 환경에 익숙해지고, 졸업 후에도 자연스럽게 지역에 정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서대학교는 일부 학과에서 지역 기업과 연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을 하고 있으며, 참여한 외국인 학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김 교수는 “이런 성공 사례가 퍼져야 한다. 대학과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협력해 시스템을 확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학생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단순히 일자리뿐만 아니라 ‘삶의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주거 지원, 생활 정보 제공, 다문화 적응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종합적인 정주 지원이 요구된다.
부산시는 최근 유학생 대상 임대주택 지원 사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은 언어, 문화, 사회 구조 등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살아간다”며 “심리적 안정과 공동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외국인 인재를 바라보는 지역 기업들의 인식 전환도 절실하다. 김 교수는 “외국인을 채용하면 복잡할 것이라는 막연한 부담 때문에 단순 노무직이나 단기 계약직에만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학생들은 한국어는 물론 자국어, 영어 등 복수 언어 구사 능력과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재로, 수출입, 마케팅, 고객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기업이 먼저 마음을 열고, 이들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부산은 국제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을 단순히 ‘학비 수입’의 수단이나 ‘일회성 체류자’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이 지속 가능한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선 인구 문제를 넘어선 인재 확보 전략이 필요합니다. 외국인 유학생은 그 전략의 핵심입니다. 이들이 졸업 후에도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부산의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길입니다.”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