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P 인하로 소비·투자 견인? 서울 집값만 올렸다
한은 통화정책 보고서 “소비·투자 효과 미미”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분의 26% 영향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P) 낮췄지만, 소비나 투자 효과는 미미하고 서울 집값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등 주택 단지.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P) 낮췄지만, 소비나 투자 효과는 미미하고 서울 집값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설투자 부진은 점차 완화되겠지만 지역 간 불균형 등 구조적 요인으로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이 11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진행된 기준금리 1%P 인하(3.5%→2.5%)가 거시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중 성장률 제고 효과는 과거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경제 주체들이 소비와 투자를 미루면서 금리 민감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1%P 인하의 향후 1년간 성장률 제고 효과는 0.27%P 정도로 추정됐다.
기준금리가 내리면서 가계와 기업의 올해 1분기 중 이자 부담 금리도 각 2023년 4분기, 작년 2분기보다 0.25∼0.68%P, 0.27∼0.54%P 떨어졌지만 소비와 투자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대로 금리 인하가 집값과 가계대출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분의 26% 정도는 금리 인하 때문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74%는 수급·규제·심리 등 다른 요인에 따른 것이었다. 대부분 가계에서 대출도 늘었는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으로는 중·저DSR 가계가, 연령별로는 40대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차입을 확대했다.
1%P 금리 인하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P 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총수요 경로의 물가상승 압력은 과거보다 작지만, 큰 환율 변동성 탓에 환율 경로를 통한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최근 국내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경제 심리도 상당히 반등한 만큼 앞으로 소비·투자 진작 효과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투자는 지난 2013∼2017년 완화적 금융 여건과 정부 정책 영향으로 급격한 상승 국면을 나타냈으나 2017년 이후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금융 여건 긴축으로 장기간 하강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유동성 공급 확대 등으로 잠깐 반등했지만 이후 공사비 급등, 금리 상승,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수주·착공이 위축됐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여파까지 겹치면서 건설투자 부진이 심화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은 높은 주택 수요에도 토지가 부족해 주택을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하지만, 비수도권은 수요 부진으로 인한 미분양 주택이 쌓이면서 건설투자를 제약하고 있다. 고령화로 핵심 주택 매입 연령층인 30∼50대 인구 비중이 2010년대 후반부터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주택 수요의 총량도 기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향후 건설투자는 불확실성 완화와 대형 토목공사 진척 등으로 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구조적 하방 요인 영향이 지속되면서 회복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